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보건소의 노인독감예방접종 시작 시기를 민간의료기관보다 1주일 늦추는 안을 추진 중이다.
대한의사협회 제31차 상임이사회자료에 따르면 의협은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9년도 노인 독감 NIP사업 건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의협의 건의안은 지역 보건소별로 의료기관의 요구에 따라 노인 독감예방접종의 시작을 조절 하던 것을 질본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민간의료기관이 1주일 먼저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
의협 민양기 의무이사는 "고령환자의 만성질환 유무여부 청취, 접종전후 이상반응 설명 등을 위해 보건소 접종보다는 민간의료기관 접종이 많아져야 한다"며 "보건소의 NIP 노인독감 접종률이 현재 10.8%로 계속 떨어지는 추세로 5%까지 낮출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즉, 지속적으로 민간의료기관의 노인독감예방접종률이 올라가고 있는 만큼 보건소의 백신 보유율을 줄여 민간의료기관의 접종 상향을 꾀하는 것.
민 의무이사는 "환자가 독감예방접종을 위해 선택하는 것을 억지로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접종시기를 조금만 조절해달라는 것"이라며 "현재 일부 지자체에서 1주일가량 보건소가 접종을 늦게 시작하고 있어 이를 질본이 일괄적으로 조절하면 좋겠다는 취지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현장에서 근무하는 공중보건의도 보건소가 예방접종에 대한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경기도 소재 A보건소 공보의는 "노인독감예방접종을 지난해와 비교하면 줄어들긴 했지만 올해도 하루 평균 200명 이상씩 접종을 했다"며 "보건소가 주변에 충분한 의료기관이 있다면 예방접종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다른 곳에 더 집중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민간의료기관 확대 취지 공감…일률적 기간 조정 힘들어"
다만, 질병관리본부는 지역별 여건 차이로 노인독감예방접종의 일률적 시기조절은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질본 예방접종관리과 관계자는 "보건소의 노인독감예방접종을 일괄적으로 1주일 늦추면 도심지역을 무리가 없지만 의료접근이 떨어지는 농촌지역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게된다"며 "질본이 나서서 보건소 접종시기를 늦추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고 지역적으로 판단해서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가령 주변에 보건소밖에 없는 도서지역의 경우 노인독감예방접종이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접종을 못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게 질본 관계자의 의견.
질본 관계자는 "하지만 각 시군 협의체를 통해서 지역별로 시기를 늦추는 것은 관계없을 것으로 본다"며 "내년도 사업에는 시군 협의체를 더 활성화 시키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공보의의 접종은 10월~11월 쏠림 현상 때문에 많은 경향이 있지만 지금은 많이 줄어든 편"이라며 "민간의료기관 접종이 늘어난 만큼 좀 더 지나면 분산으로 인해 공보의가 실시하는 접종 횟수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