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가 최근 독감치료제 타미플루 부작용 이슈에 따라 환자 처방 거부가 늘면서 진료에 어려움을 느끼는 모습이다.
특히, 의료진이 환자의 처방 거절 이후 의료사고 제기 등 후폭풍을 고려해 사전 설명 및 처방 권유 등을 차트에 기입하며 근거를 만들어 놓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27일 개원가에 따르면 타미플루 이슈 이후 환자들이 타미플루 처방을 거부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는 상황.
타미플루 부작용 이슈는 지난 22일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A(13)양 추락사 이후 제기됐으며, 당시 A양이 독감 진료 후 처방받은 타미플루 복용 뒤 환각증상 호소하는 등 약물 부작용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는 지난 2009년과 2016년에 이어 타미플루 복용 청소년의 부작용 의심사례가 보고된 것으로 독감으로 인해 의원을 찾은 환자들이 타미플루 처방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
C내과 원장은 "며칠 새 타미플루를 쓰지 말아달라고 요청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이전에는 타미플루를 써달라고 요구했지만 지금은 반대의 경우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의료진이 타미플루 처방 이유와 부작용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타미플루 처방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지방소재 내과 A원장은 "충분히 처방 이유에 대해 설명했는데도 환자가 거절하면 예상되는 문제들이 있어 개인적으로 답답한 마음"이라며 "하지만 환자들이 처방을 거부하는 경우 향후 법적, 도의적 책임 소재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더 준비를 하는 편이다"고 밝혔다.
B소아청소년과 원장은 "현재는 증세가 심하지 않으면 타미플루 처방 거부 시 무리한 처방은 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추후에 합병증이 생긴 후 왜 타미플루를 쓰지 않았냐고 말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자기보호 차원에서 근거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독감 환자의 타미플루 부작용 두려움에 따라 업무로딩도 길어지고 있다는 게 개원가의 설명이다.
C내과 원장은 "어린 학생을 앉혀놓고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없어 다시 보호자를 불러 주의사항을 이야기 한다"며 "많이 번거롭고 시간도 더 걸리는데 오히려 설명을 듣고 약을 안 먹겠다고 하거나 치료 안하겠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어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가정의학과 원장은 "최근 독감이 피크다보니 발열 감기 환자 10명 중 8명이 독감으로 나오는 상황"이라며 "독감환자가 많지만 타미플루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을 거치면서 보통 진료보다 시간도 배로 걸리고 더 힘들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개원가 의료진은 독감 환자의 타미플루 처방 시 무조건 거부라는 과민반응은 조심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B 소아청소년과 원장은 "독감 고위험군의 경우 무조건 처방 거부 시 합병증이나 심한 경우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며 "꼭 필요한 경우 주의사항을 인지한 상태로 복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