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가 간다|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 현장 방문
지난 1월 14일 기대와 우려 속에 첫발을 내딛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이하 만관제)의 첫날 현장 광경은 '환자가 있어도 일단 대기'였다.
각 의원별로 메뉴얼에 대한 파악이 부족하거나 시스템 준비에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서버나 각 의원별 청구연동 정비 후 의원별로 교육상담 환자 등록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메디칼타임즈는 만관제 시범사업 도입 약 한 달여가 지난 시점에 중랑구의 내과 의원을 찾아가봤다.
이날 방문한 서울내과의원 곽경근 원장(대한개원내과의사회 검진이사)은 만관제 시범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 얼마 안 된 만큼 아직까지 각 의원은 교육상담을 위한 환자등록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까지 건강보험공단 서버가 불안정해 환자데이터가 날아가거나, 청구 연동 등을 이유로 늦게 시작하게 됐다"며 "시범사업 케이스 환자를 본격적으로 등록한 것은 며칠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만관제 시범사업의 경우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교육상담이 필요한 환자가 진료를 위해 방문했을 경우 환자에게 만관제에 대해 설명하고 환자가 동의할 경우 대상자로 등록한다.
이후 병력‧가족력‧위험 요인 등을 포함한 포괄평가, 혈당검사‧지질검사‧신장검사 등 임상검사를 실시해 입력을 하면 담당의사가 혈당, 혈압 우울증 등을 고려한 케어플랜을 수립한다.
이때 담당의사가 케어플랜을 수립한 날을 서버 상에 기입해야만 교육상담으로 진행이 가능하고 이후 교육상담에 대한 청구도 이뤄질 수 있다.
또한 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관리계획을 세우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소 2일이 걸리며, 교육상담까지는 이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일반적으로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가 진료 이후 재방문까지의 기간이 길어 환자가 관리계획 수립보다 시간이 더 소요되기 때문으로 현재는 각 참여 의원이 교육상담보다 환자등록을 더 많이 할 수밖에 없는 구조.
메디칼타임즈가 취재를 실시한 오전 진료시간 동안 만관제 시범사업에 등록된 환자는 총 3명으로 요일별로 편차는 있지만 보통 하루에 3~6명 정도의 환자가 등록되고 있다는 게 곽 원장의 설명이다.
실제 일차의료만성질환 관리추진단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기 어렵지만 사업에 궤도에 오르면서 등록 환자 숫자가 증가세에 있다"며 "이후 각 의원별로 등록환자수가 일정 수를 넘으면 사업 모니터링이 가능해 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곽 원장은 "사업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능한 환자를 빨리 등록할 예정"이라며 "2월 안에는 한 의원 당 최대 등록 숫자인 300명을 채우는 게 목표이고 늦어도 3월 안에는 다 등록돼야 한다"고 밝혔다.
만관제 시범사업과 관련해 현장의 의료진이 가장 우려했던 내용은 본인부담금에 대한 환자의 거부감. 현재 만관제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환자들은 10% 정도의 본인부담금을 지불해야 한다.
일부 현장에선 기존에 비슷한 시범사업과 비교했을 때 본인부담금을 이유로 적극성이 떨어지거나 비용에 대한 마찰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메디칼타임즈가 이날 등록을 실시한 3명의 환자를 만나봤을 땐 본인부담금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모습이었다.
중랑구에 거주중인 60대 A 환자는 "고혈압에 대한 관리를 위해서 등록을 했고 앞으로 기대감이 크다"며 "혼자하기 어려운 것을 케어해준다는 측면에서 본인부담금을 지불할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50대 B 환자는 "본인부담금에 대해 설명을 들었을 때 이것 때문에 참여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며 "대부분의 환자가 설명을 들으면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즉, 기존에 무료로 실시했던 사업과 비교했을 때도 환자가 느끼기엔 본인부담금이 충분히 허용범위 안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것.
각 참여 의원은 환자 등록을 마치게 되면 교육상담기간 동안 큰 메뉴얼 아래 각 환자 사례를 점검하며 관리를 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시범사업을 점검한 뒤 본 사업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며, 환자 교육상담 방향성에 대해서는 참여 의원별로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게 곽 원장의 의견이다.
곽 원장은 "궁극적으로 환자별로 똑같은 매뉴얼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환자 맞춤형으로 가려한다"며 "운동과 식이요법 그 다음은 사회적인 여건을 체크하고 아우르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결국 환자별로 놓인 상황을 관리하는 것은 참여 의사들이 가지고 있는 숙제다"며 "이것을 어떻게 풀어 나갈지에 대한 고민과 시도가 좋은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