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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나요법에 건보재정 지출…국민에 대한 모욕"

박양명
발행날짜: 2019-03-27 15:22:18

의협, 산하단체 의견 모아 추나요법 급여기준 의견 제출
"급여화 전에 객관적 검증시스템부터 마련해야"

추나요법 급여화를 위한 급여기준 신설에 대해서도 의료계가 우려감을 드러내고 있다.

추나요법 자체가 과학적 근거가 타당하지 않은데 급여기준 마저도 광범위하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의사협회는 대한정형외과의사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부산시의사회, 경기도의사회 등 산하단체 의견을 수렴해 추나요법 급여기준을 골자로 하는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고시'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27일 밝혔다.

모든 단체는 한방 추나요법 자체가 비과학적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의협은 "한방 추나요법은 세계물리치료학회의 항목에 등재돼 있지도 않고 국책연구기관의 보고서에서 조차 근골격계 통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적시하고 있다"며 "건강보험 재정을 근거 없는 치료에 지출하는 것은 국민수준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선심성 한방 급여화 정책을 중단하고 한방 의료행위에 대한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시의사회 역시 추나요법 급여화 그 자체에 반대 의견을 냈다.

부산시의사회는 "추나요법 급여화 발판이 된 시범사업에 단 65개 한의 의료기관이 참여했고 설문조사 대상이 된 환자 수도 338명에 불과하다"며 "건보재정을 여기에 투입한다는 것은 지극히 성급하고 부당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사선촬영장비 등이 갖춰지지 않은 한의원에서는 추나요법 중 발생할 수 있는 늑골 골절, 척추동맥손상 같은 응급상황에 대처가 힘들다"며 "정무적 판단으로 급여화를 추진하는 것은 국민 건강권을 무시하는 처사이기 때문에 전면 재검토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정형외과의사회는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진료과인 만큼 보다 구체적인 의견을 냈다.

특히 근골격계 대부분의 상병명을 인정하고 있는 급여기준은 절대 반대라고 밝혔다.

대한한의사협회가 운영하는 교육 과정을 수료하기만 해도 행위를 인정하기로 한 부분 역시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술 시간과 자격 기준에 대한 구분 없이 시행할 수 있어 의료기사의 자격과 영역에도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건보재정을 쓰려면 비용효과성을 당연히 따져야 하는데 환자 만족도로 이야기 하는 것부터 말이 안된다"라며 "환자 만족도가 우선 고려된다면 안면 보톡스도 급여화해야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