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백병원이 레지던트 수련 포기 절차를 밟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당사자인 전공의는 논의에서 빠져있어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28일 서울백병원 전공의협의회(이하 서울백 전공협)에 따르면 최근 인제의료재단은 서울백병원 적자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테스크포스(TF)팀을 꾸려 대책을 논의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레지던트 수련 포기에 대한 내용도 언급된 상황.
문제는 이 과정에서 변화에 직면할 인턴(11명)과 전공의(31명)는 논의에서 빠진 채 소문을 통해서만 관련 내용을 전달받은 것.
서울백 전공협 관계자는 "3월 초에 최초로 레지던트 수련 포기내용을 접했지만 공식적인 창구도 없이 2주간 두려움에만 떨고 있었다"며 "재단 이사장 비서를 통해 입장은 전달했지만 일언반구의 답변도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후 성명서 전달을 통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말을 들었지만 최근에 결국 레지던트 수련을 포기한 것을 알게 됐다"며 "이마저도 공식적인 전달 없이 소문으로 접했고 전공의 입장에선 깜깜이 논의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백병원 인턴은 수련병원포기 소식에 반발해 지난 27일 정오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상태로 각 과목별, 응급실 등에서 인턴공백을 메우느라 병원 내부적으로도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울백 전공협은 수련병원 포기 철회를 우선적으로 요구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서울백병원 전공의협의회 관계자는 "다음달 10일까지 수련병원 신청을 안 하면 어떤 것을 하더라도 못 뽑지만 시간은 지나가고 재단은 반응이 없어 혼란스럽다"며 "인턴이든 전공의든 이동수련을 하게 되면 뒤쳐질 수밖에 없기에 수련병원포기 철회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인턴과 저 연차는 상황을 돌이킬 수 없다면 이동수련을 빨리 하는 것이 낫다는 시각도 존재한다"며 "공식적인 입장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대책이라도 발표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대전협, "대책 없는 수련병원 포기 말도 안 돼…이동수련 돕겠다"
이와 관련해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은 레지던트 수련 포기 결정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은 상황을 문제로 지적했다.
대전협 손상호 부회장은 "수련을 시킬 능력이 없다면 수련병원을 포기해야 된다는 점에서는 대전협도 같은 의견"이라며 "하지만 지금 근무하고 있는 인턴, 전공의들에 대한 조치가 전혀 없고 논의에도 참여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고 비판했다.
또한 대전협은 서울백병원 측이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하루 빨리 이동수련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고 언급했다.
즉, 현재 새로 뽑힌 인턴과 전공의가 이동수련이 늦어질수록 피해가 더 커지는 상황에서 하루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
대전협 관계자는 "서울백병원이 입장을 밝힌 이상 상황을 돌이키기도 어렵지만 돌이켜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재단 이사회에서 어떤 결정을 하는 것과 별개로 병원 쪽에서 먼저 수평위에 요청에 이동수련절차를 밟아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