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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 보험 청구 대행 의무화 보험사 배 채우기 격"

황병우
발행날짜: 2019-04-16 10:51:59

의원협회, 법적 의무 없는 의료기관에 의무 부여 위헌적 발상 지적
"가입자 보다는 보험사 편익 위한 법안 발의" 비판

실손 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추진되는 가운데 의원급 의료기관이 실손 보험사들의 편익만을 추구하는 법안이라며 반발했다.

대한의원협회는 16일 성명서를 통해 실손 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은 실손 보험 청구를 간소화하기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로 가입자가 요구하면 진료비 결제 즉시 전자서류 형태로 보험사에 전송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 금융소비자 연맹을 비롯한 7개 소비자단체는 청구 간소화 법안은 보험사 청구거절의 꼼수가 아니라 오히려 실손 보험 치료비를 더 많이 받을 수 있고, 종이 서류보다 전산 자료 제출이 개인정보의 유출 위험이 있다는 주장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한외과의사회, 대전광역시의사회 등 의료계는 이 개정안이 거대 실손 보험사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원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법적의무가 없는 의료기관에 의무부과 위헌적 발상 ▲실손 보험 청구 개정안의 의료법 위반 교사 ▲개인정보 유출‧오용 우려 ▲보험사의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역행 등을 지적했다.

의원협회는 "실손 보험은 보험자가 제시한 보험 상품을 가입자가 선택해 보험료를 지불하고 이에 상응하는 급여비를 받는 사적영역의 계약"이라며 "의료기관은 환자의 실손 보험 가입여부를 알 수 없고, 설사 가입했더라도 보험금을 청구하는 절차에 의료기관이 개입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즉, 의료기관은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의료를 제공하고 있을 뿐 실손 보험 상품의 권리와 의무 당사자가 전혀 아니라는 것.

또한 의원협회는 개인정보와 유출과 오용에 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의원협회는 "국회 정무위원회 검토보고서에 전자적 전송에 따라 환자의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커지고 유출 시 책임소재도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며 "필연적으로 전송과정에서 유출 위험이 잇을 수 있고 요양기관, 수탁기관, 보험회사 간 책임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협회는 이어 "앞으로 모든 진료내역이 의료기관에서 보험사로 실시간 전송된다면, 향후 보험사에 의한 가입자 민감 정보 오용이 심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의원협회는 실손 보험 청구간소화 법안 발의와 별개로 보험사들이 청구 간소화에 대한 노력은 미비하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지난 2016년 실손 보험 제도 개선방안으로 소비자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온라인 통한 간편한 보험금 청구가 가능하도록 했지만 이 서비스는 일부 보험사에서 극히 제한된 형태로 운영된다"며 "보험사가 스스로 청구 간소화에 역행함에도 소액청구 번거로움 때문에 의료기관에 실손 보험 청구 대행하라고 하는 것은 뻔뻔한 행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