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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병리과 AI시대 맞아 '디지털 병리'로 재도약

황병우
발행날짜: 2019-05-15 06:00:57

병리학회 심평원에 AI기반 병리진단 수가 연구용역 발주
급여화가 최종 목표…'병리의사' 정의 수정 의지도 내비쳐

병리학회가 인공지능(AI) 시대에 발맞춰 디지털 병리를 도입하고 재도약을 노리는 모습이다.

자칫 AI 시대에 뒤쳐질 수 있는 전문과라는 편견을 깨고 디지털화를 통한 빅데이터의 수집과 연구 그리고 더 나아가 디지털 병리의 건강보험 급여까지 꾀하고 있는 것.

메디칼타임즈는 오는 16일부터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대한병리학회 장세진 이사장(아산병원)에게 학회가 생각하는 AI시대 병리과의 역할을 들어봤다.
장세진 이사장은 병리의 디지털화가 향후 병리과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병리학회의 이번 춘계학술대회는 'Pathology, Digital and Genomics'라는 주제로 열리는데 그만큼 학회 내부적으로는 디지털병리에 대해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병리학회는 회원들의 보다 큰 관심을 이끌기 위해 이번 학술대회 기간 동안 체험관을 열어 개인이 슬라이드를 가지고 오면 디지털 이미지를 구현해 진단체험을 하는 등 현미경에 익숙한 병리과 전문의와 전공의들에게 디지털 병리를 경험하게 해줄 계획이다.

장세진 이사장은 병리과의 디지털화가 향후 진단의 편차를 줄이고 빅데이터 활성화를 통한 병리과의 스텝업을 기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 이사장은 "기존의 병리과는 현미경을 보면서 진단했지만 앞으로는 영상의학과가 CT를 컴퓨터로 보는 것처럼 병리도 디지털화되는 추세"라며 "병리가 디지털화 되면 엄청난 빅데이터가 만들어지고 그동안에 병리가 정보를 제공하는 과였다면 새로운 정보를 전하는 인포메이션 비즈니스를 하는 것으로 병리의사의 정의가 바뀔 것 같다"고 설명했다.

1X2㎠ 되는 병리슬라이드를 스캔을 할 경우 용량은 고화질 동영상 영화 한편 정도, 그만큼 많은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빅데이터로서 강점을 가지고 기존에 전하지 못했던 정보까지 담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장 이사장은 "병리의 경우 인터옵저버(inter-observer), 인트라 옵저버(intra-observer)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어 벨루(value)가 0.6 이상이면 잘 본다고 했지만 사실은 1이 돼야하는 게 맞다"며 "AI가 하면 항상 일정한 진단을 내릴 수 있게 될 것이고 병리과 의사는 진단 외에 더 큰 비즈니스를 창출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디지털병리 도입, 문제는 수가…학회 "심평원 연구용역 수행 중"

병리학회가 디지털 병리에 대한 높은 가치와 관심을 두고 있지만 실제 임상현장에 접목되려면 의료기관 자체적으로 도입을 하는 것은 현 시스템에선 한계점이 명확하다.

병리학회 전 이사장인 이건국 교수는 AI추세를 피할 수 없다면 영상의학과의 CT처럼 병리과의 디지털 도입도 정부 차원 정책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결국 건강보험의 수가가 없다면 의료기관에서는 굳이 디지털병리를 먼저 도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디지털병리 행위에 대한 보험수가등재나 기기 도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현재 병리학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5월 중순 'AI기반의 병리진단의 수가적용방안'을 주제로 한 연구용역 계약을 받아 디지털 병리에 적정수가 연구에 들어간 상태로 오는 6월 말에는 복지부와 만나 학회의 입장을 보다 구체적으로 전할 예정이다.

장 이사장은 "AI기반의 병리진단은 디지털화를 기반으로 하고 연구용역은 이에 대해 수가를 어떻게 줄지에 대해 학회가 용역연구를 하는 것"이라며 "정부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다고 판단하고 있고 가야할 길은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대한병리학회 장세진 이사장(서울 아산병원)

그렇다면 학회가 디지털 병리가 임상현장에 활용될 때 수가적용의 방향성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정 이사장은 크게 장비와, 이를 활용할 소프트웨어 2가지에 대한 수가를 고려한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디지털 병리를 실시하기 위해선 디지털화 할 수 있는 장비와 이를 도울 수 있는 뷰어시스템이 필요하다. 영상의학과의 경우 디지털화 과정에서 필름의 역할이 빠졌다면 병리과의 디지털화는 기존에 슬라이드를 만드는 과정이 그대로 있는 채 디지털화가 이뤄져 이에 대한 비용 책정이 필수라는 게 학회의 판단이다.

장 이사장은 "디지털 병리는 원래 진단 시스템에 과정이 추가되기 때문에 비용도 더 들어갈 수 밖에 없다"며 "디지털 스캔의 부분에서 재료비, 진료비용 등의 의료비용을 어떻게 보완하면 좋을지 생각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 병리 시스템에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될 부분이 진단 시 사용하게 될 소프트웨어에 대한 사항으로 핸드폰에 안드로이드 시스템이 있다면 그 안에 구동되는 '어플'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가령 면역치료제의 보험급여를 결정할 때 PDL-1 면역염색을 해서 양성이 몇%인지를 보고 판단하거나 림프구가 얼마나 침윤해있는지 판단하기 위해선 단순히 장비 이외에 이를 분석할 AI이 모듈이 필요하다는 의미.

장 이사장은 "컴퓨터가 알아서 분석을 하고 이를 병리의사가 최종적으로 진단하는 디지털 시스템을 위해선 진단 소프트웨어가 필수적"이라며 "여러 진단에 사용될 어플에 대해 하나, 하나 보험급여를 할지 신의료기술 평가를 받고 보험급여를 할지 등에 대한 내용은 상의를 해야 되는 내용이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장 이사장은 디지털 병리의 활용뿐만 아니라 젊은 병리과 의사와의 소통을 통해 디지털 병리 효과를 극대화 하겠다는 다짐도 전했다.

장 이사장은 "병리과가 AI시대에 뒤쳐진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학술대회에도 젊은 병리의사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며 "젊은 병리의사들이 병리학의 발전을 위해 마음껏 이야기 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목적이고 점점 더 그런 기회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