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기 편두통약인 기존 '트립탄' 계열약들에서 장기 투약시 부작용 문제가 지적되는 상황에서, 투약 주기를 늘린 '칼시토닌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표적 신약들이 글로벌 허가작업을 서두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들 치료제는 짧게는 월1회, 길게는 분기별 투약 주기를 가지고 있는데 올해 5월과 7월 미국신경학회(AAN)을 비롯한 유럽신경학회(EAN)에 각각 발표되며, 편두통 예방요법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기준) 유럽신경학회(EAN) 제5차 연례학술회의 마지막날 본회의에선, 성인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테바의 '프레마네주맙'의 임상3b상 'FOCUS 연구' 결과가 발표의 중심에 섰다.
이번 임상은 편두통을 앓고 있는 환자의 장애정도와 삶의 질 변화를 집중 평가한 자료로, 치료 이후 한달간 평균 편두통 일수 감소와 관련 증상 및 우울증, 일상생활 개선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앞서 5월초 열린 미국신경학회 제71차 연례학술대회에서도 만성∙삽화성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프레마네주맙의 신규 장기 임상 결과를 선보인바 있다.
이번 결과는 유럽학회에서는 첫 공개되는 결과로, 주목할 점은 치료 대상 환자군이었다. 프레마네주맙의 투약 대상 환자군들은 앞서 예방적 요법으로 2~4가지 계열약을 사용했지만 불충분한 치료반응을 보인 이들이었던 것.
발표를 맡은 볼드헤브론병원(VHIR) 임상두통학 패트리샤 로쉬(Patricia Pozo Rosich) 박사는 "이번 연구는 편두통에서도 치료가 어려운 환자군을 대상으로 따로 잡았다는 것"이라며 "결과를 보면 두통 시간 및 환자들의 통증 일수를 유의하게 줄이고 관련 다양한 증상에서도 개선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프레마네주맙 치료군은 위약 대비 3개월 이상의 관찰기간 50% 이상의 지속반응을 보였고 평균 편두통 일수를 유의하게 줄였다.
특히 편두통 관련 증상 가운데 오심 또는 구토와 햇빛을 보았을 때 과민하게 눈부심을 느끼는 광선공포(phonophobia) 증상은 월1회 치료군과 분기별 치료군 모두에서 개선됐다. 또한 편두통 환자에서 일반인 대비 2~4배 흔하게 동반되는 우울증상은 월1회 프레마네주맙 치료군에서 확인됐다.
CGRP 계열약 3파전 '에이모빅' '엠갈리티' '아조비' 경쟁구도
테바의 프레마네주맙 외에도 암젠과 노바티스, 릴리 등의 글로벌 제약사들도 CGRP 표적 단일클론항체약물 개발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CGRP 표적 항체약물 시장에는 암젠과 노바티스가 공동 개발한 '에이모빅(에레뉴맙)'이 기전 최초 약물로 작년 5월 미국 허가관문을 넘었고, 릴리 '엠갈리티(갈카네주맙)' 또한 경쟁주자로 합류했다.
테바의 편두통 예방 치료제 '프레마네주맙(제품명 아조비)'는 작년 9월 미국FDA 시판허가 획득에 이은 6개월만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판매 허가를 승인받았다. 특히 CGRP 계열약 중에서는 분기별 및 월별 간격 투여 가능한 치료 옵션으로 주목받았다.
이들 항체 신약들 간에는 작용기전과 투약 방법에 다소 차이점을 가진다.
에이모빅이 CGRP 수용체를 직접 타깃하는데 반해, 아조비와, 엠갈리티는 CGRP 수용체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신경 전달물질을 차단하는 작용을 한다.
다만 투약주기와 관련해 아조비의 경우, 월 1회 제형 외에도 분기별(3개월 1회) 투약 제형까지 시판허가를 받은 상황이라 복약 순응도에서는 보다 유리한 상황이다.
국내 도입을 준비 중인 한독테바측은 "프레마네주맙을 비롯해 편두통 예방 신약인 항CGRP 항체 약물에 대한 국내 의료진과 환자들의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프레마네주맙은 분기 및 월별 투여용법이 모두 가능한 예방 치료제인 만큼 국내에서도 편두통 예방 치료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도록 국내 도입에 적극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주기적인 편두통 치료에 트립탄 제제가 이용되고 있지만 약물 과다복용 문제로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의 경우엔 치료적 대안이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트립탄 계열의 약물 작용기전이 뇌혈관을 수축시켜 통증을 억제하기에, 뇌경색이나 협심증 등의 고위험 환자에서는 처방이 제한되면서 대체제의 수요 또한 높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