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예능프로그램 제작진을 사칭해 협찬을 요구하는 새로운 형태의 사기 공문이 등장해 피부미용 개원가에 비상이 걸렸다.
해당 방송사 차원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며 당부까지 하고 나섰다.
8일 피부미용 개원가에 따르면 최근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 제작진을 사칭, 피부미용 시술 협찬 지원금을 요구하는 공문이 돌고 있다.
이메일이나 팩스 등으로 오고 있는 공문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방송 촬영일과 방영일, 출연자가 명시돼 있다. 방송 콘셉트는 뷰티 특집으로 출연자를 대상으로 시술을 진행하는 형식이다. 소속사와 합의를 해야 하고 출연자 개인별로 불가 시술이 존재해 수술 진행은 안된다고 밝히고 있다.
프로그램 참여를 원하면 '나혼자산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 공시가 5000만원 중 제작비로 3000만원이 지원되고 나머진 2000만원을 협찬 비용으로 내야 한다는 게 공문의 최종 목적이었다.
프로그램 작가와 PD의 이름, 휴대전화, 이메일이 노출돼있어 신뢰감을 더하고 있다.
이에 경기도 수원시의사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나혼자산다 제작진 사칭해 협찬을 가장한 금품 요구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니 피해 없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피부과 전문의이기도 한 수원시의사회 김지훈 회장은 "공영방송에서 출연을 목적으로 제작비 지원을 요구하는 경우는 없다"라며 "그동안 관행적으로 방송 출연을 대가로 제작비 지원에 대한 요청이 공공연히 있었기 때문에 이런 사기도 나타난 게 아닐까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나혼자산다'를 제작, 방송하고 있는 MBC도 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MBC는 "나혼자산다 제작진은 특정한 출연진을 대상으로 시술 등의 조건으로 의료기관 측에 협찬을 요구한 사실이 없다"라며 "제작진이 직접 협찬을 요구하는 경우는 없으며 제작진 이름으로 협찬을 해주겠다는 취지의 메일이나 연락을 모두 사기"라고 선을 그었다.
MBC는 협찬을 전담하는 '콘텐츠솔루션'이라는 부서가 따로 있다고 전했다.
실제 한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은 "기본적으로 현금 협찬은 작가가 유치하지 않는다"라며 "현물 협찬은 프로그램 소품으로 쓰기로 하니까 직접 협찬을 요청하기도 하는데 현금은 협찬팀이 따로 있다"라고 귀띔했다.
이어 "촬영을 하려면 동선을 짜는 등 일련의 계획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작 구성 미팅도 함께한다"라며 "만나지도 않고 돈만 받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