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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치사법 표류는 결국 밥그릇 때문"...수위 높이는 물치협

황병우
발행날짜: 2019-07-10 12:42:01

물치협, 단독법 거듭 압박…복지부는 여전히 '신중론'
정부, "물치사법 논의는 국회 몫"…보건의료인력지원법 활용 언급

대한물리치료사협회가 국회의 물리치료사 단독법(이하 물치사법) 논의를 앞두고 의사의 금전적 요인을 제도개선의 걸림돌 중 하나로 지적했다.

의사의 ‘지도’를 ‘처방’으로 변경하는 물리치사법 통과를 위해 직역 간 갈등이 아닌 효율적인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게 물리치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법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단독법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며 보건의료인력지원법 활용을 언급했다.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선 물리치료 제도개선을 위한 전문가들의 논의가 이뤄졌다.

이 같은 내용은 10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 주최, 대한물리치료사협회(이하 물치협) 주관으로 열린 '국민건강을 위한 물리치료(도수치료) 제도개선 마련 토론회'에서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서 물치협은 그간 물리치료사 단독법(이하 물치사법) 발의 이후 대한의사협회와 논쟁이 있으면서도 협력의 여지를 남겼었던 것과 달리 강경한 입장을 내비쳐 주목받았다.

물치협 이근희 회장은 축사에서 "물치사법에 발의한 것처럼 중증장애인들을 찾아가서 하는 치료는 의사 처방만 있으면 간단한데도 못하는 것은 결국 금전적 요인"이라며 "의사의 처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의사의 수익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서 환자의 건강권이 침해받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는 오는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안이 상정된다면 다음주 15일, 16일 양일간 법안소위에서 물치사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만큼 강력한 입장표명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자리에 참석한 물치협 관계자는 "법안 상정여부는 두고 봐야겠지만 이번 토론회는 물치사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의견을 모으고 보다 강한 입장표명을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자리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물치사법 법제화를 강조하며 법안통과를 위해 돕겠다며 화답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개인적인 진료경험으로 이번 물치사법 법제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제도개선을 위해 법의무화가 필요하고 법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국회 입법화가 필요하고 복지부와 협의할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법통과를 위해 원내대표의 힘을 보여주고 약속을 지켜달라는 이야기인 것 같고 법통과를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현재 물치협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물리치료를 실시할 때 의사의 '지도'를 '처방'으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발제를 맡은 물치협 심제명 정책이사는 "물리치료는 의사의 처방 후 의사가 없는 별도의 공간에서 물리치료를 실시하고 이어 현재 명시된 '지도'의 개념은 없는 상태"라며 "의사와의 관계는 의사 처방 또는 의뢰 하에 물리치료사가 환자에게 물리치료를 제공하도록 법제화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심 정책이사는 "순수한 물리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에 물리치료 외에도 다른 의료적 처치(MRI+주사치료+특수치료 등)를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이밖에 물리치료사 1명당 하루 30명까지 청구가 가능하지만 시간적‧질적으로 너무 많은 인원수고 치료전후에 대한 기록이 부족한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이어지는 토론에서도 전문가들은 물리치료에서 의사의 '처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데 힘을 보탰다.

삼육대학교 물리치료학과 이완희 교수는 "그간 의사의 지도라는 측면 때문에 국민이 누려야할 건강권, 효율성, 접근성 등에서 제약을 받은 것이 사실"이라며 "의사의 지도가 맞는가 처방이 맞는가는 두 단체의 이해관계를 떠나서 국민 건강권 확보측면에서 뭐가 더 효율적인가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 "법체계 변경 장기적‧사회적합의 필요"

한편, 정부는 물치사법 개정과 관련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회적합의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손호준 과장은 "변하는 의료 환경에 따라 법을 발전시켜나갈 여지는 있지만 어떤 방향이 맞는지는 고민이 필요하다"며 "오랜 기간 형성된 의료 환경을 무시할 순 없기 때문에 현행법 체계 내에서 소화가 가능한 당장의 대안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즉, 이미 오랜 기간 형성된 의료 환경이 있는 만큼 법체계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는 의미.

손 과장은 이어 "물치사법 제정안의 국회에서 논의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법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은 장기간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라며 "우선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을 통해 업무나 전문성, 수고의 문제 등이 환경에 맞추어 어떻게 가야할지 논의하고 적용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