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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산모 사망사건' 공분 의료계로 확산

박양명
발행날짜: 2019-07-12 11:53:57

이비인후과의사회·비뇨의학과의사회 잇따라 성명서 "폭력적 판결"

사산아 유도분만 과정에서 산모가 사망, 업무상과실치사로 금고형을 받고 법정구속을 당한 산부인과 의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산부인과들의 공분이 의료계로 확산되고 있다.

이미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법원에 선처를 바란다는 탄원서를 받고 있으며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모체태아의학회와 오는 20일 규탄 궐기대회까지 계획하고 있는 상황.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분만 인프라를 지키겠다는 사명감으로 의료현장을 지키며 최선을 다한 산부인과 의사에게 실형을 선고한 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한다"라며 "사법부 판결이 바로 설 때까지 산부인과 의사들과 뜻을 같이하며 행동할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앞서 대구지방법원 제3형사부(재판장 강경호)는 의료과실 부분에선 무죄를 선언했던 1심을 뒤집고 의료과실로 인해 환자가 사망했다며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적용해 금고 8개월에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비인후과의사회는 "최근 몇 년 사이 사법부의 잘못된 판결로 전의료계의 공분을 사는 일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모든 의사는 선한 의도를 갖고 진료행위에 임하며 환자에게 나쁜 결과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학의 불완전성을 고려하지 않고 왜곡된 의료환경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한 의사에게 민사상 책임뿐만 아니라 형사상 책임까지 지우는 사법부 판단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날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는 대법원의 바른 판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비뇨의학과의사회는 "2심 재판부는 산부인과 분만이라는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우리나라 의료 현실을 도외시한 채 의사의 인간으로서 한계점은 고려조차 하지 않은 매우 심각하면서도 불합리한 판결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앞으로 산부인과 의사는 구속을 피하고 전과자가 되지 않기 위해 분만이라는 숭고하지만 위험한 의료행위를 중지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라며 "의사를 범죄자로 예단하고 형사합의를 종용하며 의사의 인신을 구속한 이번 판결은 의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상황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불합리한 판결"이라고 했다.

단 한 명의 산모나 태아가 사망한다고 담당의사를 구속한다면 누구도 산부인과 의사가 되고자 하지 않을 것이며 산부인과 의사들도 분만을 포기하고 부인과 진료만 하게 될 것이라는 게 비뇨의학과 의사들의 주장.

비뇨의학과의사회는 "대한민국 분만환경과 전체 의료환경을 파괴시키는 폭력적 판결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대법원도 이런 잘못된 판결을 자행하면 모든 사회적 책임은 법원과 국가에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