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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두통학회 달군 편두통 표적신약, 패러다임 바뀐다

원종혁
발행날짜: 2019-07-16 06:00:56

[AHS 2019]급성 및 만성 편두통 CGRP 표적 항체약품 주요 옵션 대체 논의
OVERCOME 연구 "현행 편두통 관리 부재, 불필요한 응급실 이용 높아"

편두통 관리 분야 표적 항체의약품의 진입으로 치료 패러다임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칼시토닌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표적 항체약품과 관련, 작년 하반기부터 주요 품목 3종이 미국FDA와 유럽EMA 등 주요 글로벌 허가문턱을 넘기 시작한 상황에서 처방 경험에 대한 전문가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는 이유다.

특히 급성 편두통에 '트립탄' 계열약, 만성 편두통에 '보톡스' 이외 이렇다할 선택지가 없는 가운데 새롭게 개정작업을 마친 진료지침에서도 이들 CGRP 옵션을 주요 치료제로 권고하고 나섰다.

올해 11일부터 14일(현지시간)까지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제61차 미국두통학회(AHS) 정기학술대회에서도 CGRP 표적 항체약품에 대한 핫라인 세션을 13일 열고 주목할 치료 전략으로 조명했다.

세션에 자리한 AHS 이사장인 캘리포니아의대 신경과 앤드류 찰스(Andrew C. Charles) 교수는 "편두통 치료제 분야에 새롭게 진입한 해당 계열약물들의 임상결과는 치료전략에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장기 추적관찰 결과나 리얼월드 데이터 등 학회에 공개되는 새로운 결과들에사도 임상적 개선 혜택을 충분히 확인해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열린 미국 및 유럽신경학회에 이어, 이번 학회에서도 릴리 '엠갈리티(갈카네주맙)'이나 테바의 '아조비(프레마네주맙)' 등의 주요 3상결과 데이터들은 편두통 환자에 증상일수 및 빈도를 개선하며 주목을 받았다.

신규 CGRP 표적 옵션에 대한 전문가 논의 세션에 참석한 예일의대 신경과 앤드류 윌너(Andrew Wilner) 교수는 CGRP 표적 항체약품을 포함한 단클론항체 의약품(주사제)으로 치료 패러다임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르면, 기존 만성 편두통에 유일 옵션이었던 보톡스 외에도 환자별 맞춤 치료전략의 일환으로 이들 치료제의 필요성이 강조된다는 평가다. 윌너 교수는 "보톡스와 달리 환자 사용에 까다로운 제한 없이 사용하기 수월하고 특별한 이상반응 없이 충분한 개선효과를 보인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편두통 발작시 혈액검사를 진행해보면 CGRP 수치가 일부 상승하는 소견을 보인다"며 "이는 급성 중증도 개선에도 어느정도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제시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앞서 나온 CGRP 표적약들의 임상결과에서도 치료제 투약시 약 30%의 환자는 전형적인 발작 증세가 6~8시간 이내 개선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작용기전에 일부 차이는 있지만 임상적 개선효과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도 이들 계열약의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학회기간 첫 발표된 편두통 분야 장기 추적결과인 'OVERCOME 연구'에서도 현행 치료전략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분명히 했다.

주저자인 알버트아인슈타인의대 신경과 리차드 립톤(Richard B. Lipton) 교수는 "현재 환자마다 치료 전략이 일관되지 않은데다 응급실 사용이 특이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어 의료비용 부담과 함께 오진 가능성도 올라간다"며 "이번 결과는 편두통 환자 관리에 올바른 약물 치료와 전문 관리 방안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편두통 환자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추적관찰 분석 결과, 편두통 발작을 경험한 환자의 경우 응급실을 이용률이 높아 일차 의료기관에서의 관리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를 보면, 환자 2만 명 중 8844명은 한 달에 4일 이상을 편두통을 경험하고 1년간 60% 이상의 환자가 병원 치료를 전전했다고 응답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환자들의 33.6%는 편두통 치료를 위해 응급실을 방문한 경험이 있으며, 5% 미만에서는 치료 적합여부를 떠나 예방적 약물치료를 처방받았다는 대목이었다.

립톤 교수는 "OVERCOME 연구 업데이트 결과, 현행 편두통 진단과 치료에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편두통을 빈번히 경험하는 환자일 수록 응급실 방문율이 높게 나왔으며 예방적 치료의 빈도는 두 배 이상 낮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편두통 분야엔 올바른 진단과 더불어 치료와 지속적인 약물 관리전략도 중요하다"며 "치료 전략을 새롭게 손보고 환자의 치료성적을 개선하는 한편 불필요한 응급실 이용을 줄여 의료비용 부담을 낮출 방안을 고민해봐야 할 시점"으로 꼽았다.

편두통 개정 진료지침, 보톡스 이외 신규 CGRP 표적약 사용 추천

학회에 앞서 올해 상반기 개정된 AHS 편두통 가이드라인에서도, 이들 CGRP 표적 항체약물에 대한 임상 근거를 반영해 보톡스 이외 예방 및 치료 용도로 권고했다. 편두통 예방 및 급성기 치료 전략에서 이들 신규 치료 옵션을 우선 추천하는 입장을 취한 것.

미국두통학회(AHS)가 공표한 전문가 합의문을 보면, 예방 및 치료 분야에 주사제로 허가된 앨러간의 '보톡스(오나보튤리늄톡신A)'가 유일했던 상황에서 또 다른 선택지가 생겨난 셈이다.

이번 지침은 크게 편두통 예방 및 급성기 치료에 경구용 옵션을 저용량부터 시작해 천천히 용량을 줄이는 것과, 새로이 처방권에 진입한 CGRP 항체 주사제 옵션을 추천했다.

새롭게 진입한 치료 옵션 3종은, 항체의약품으로 모두 칼시토닌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를 표적으로 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현재 암젠과 노바티스, 테바, 릴리 등 개발사들은 주요 글로벌 허가작업을 끝마친 상태. 암젠과 노바티스가 공동 개발한 '에이모빅(에레뉴맙)'이 작년 5월 첫 미국FDA 허가관문을 넘은데 이어 테바의 '아조비(프레마네주맙)'와 릴리 '엠갈리티(갈카네주맙)'가 9월말 시판허가를 받았다.

다만 이들 항체 신약들 간에는 작용기전과 투약 방법에 다소 차이점을 가진다. 에이모빅이 CGRP 수용체를 직접 타깃하는데 반해, 아조비와, 엠갈리티는 CGRP 수용체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신경 전달물질을 차단하는 작용을 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CGRP 수용체 작용제를 비롯한 선택적 세로토닌 수용체 작용제 등 신규 치료 옵션의 등장은 유효성 개선 지표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며 "현재 국내에서도 편두통의 예방 목적으로 개발되는 새로운 편두통 신약물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만큼 국내 도입 경쟁도 지켜볼 부분"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