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랑요양병원, 환자군별 병동 구성 환자관리 효율성 높여 지역사회 연계 소통 주도…커뮤니티케어 발맞춘 시너지 기대
환자를 케어하는 요양병원에게 있어 감염은 조심해야할 대상이자 기피의 대상이다. 자칫 한명의 감염환자로 인해 질병이 병원 전체로 퍼질 수 있기 때문.
이렇듯 요양병원이 꺼려하는 '감염'을 관리하기 위해 병동을 따로 구성하면서 환자관리를 선도하는 병원이 있다. 바로 전라북도 김제시에 위치한 백상의료재단 가족사랑요양병원이다.
가족사랑요양병원은 2008년 42병상으로 김제시의 첫 요양병원으로 발을 내딛은 이후 현재 병원을 472병상까지 확장해 김제시의 지역거점 요양병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
가족사랑요양병원이 개원 당시부터 가장 내세운 부분은 환자군별 집중관리. 현재 병원은 각 층별로 ▲건강한 1병동(다제내성균 전문병동) ▲편안한 2병동(중환자 병동) ▲행복한 3병동(만성질환 병동) ▲미소로 4병동(인지저하 병동) ▲즐거운 5병동(재활 병동) 사랑해 6병동(기능저하 병동)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즉, 같은 질환의 환자들을 같은 병동에서 관리해 환자관리를 체계적으로 하고 치료의 효율을 높인다는 가장 단순하지만 어려운 부분을 실천으로 옮기고 있는 것.
이중 가족사랑요양병원이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은 올해 1월부터 시행한 감염안심병동이다.
감염안심병동을 구성하기 위해 지근거리 대학병원인 원광대병원과 전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들의 자문을 받으면서 공을 들였다는 게 병원측의 설명. 말로만 감염관리를 하는 것이 아닌 체계적인 감염관리체계를 만들었다는 의미다.
메디칼타임즈가 직접 병원을 찾았을 때 오픈된 공간에 위치한 다른 병동과 달리 출입을 따로 통제해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었다.
가족사랑요양병원 박진만 이사장은 "작년부터 요양병원 감염환자가 굉장히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 관리의 부담 때문에 잘 받지 않는 병원이 많았다"며 "감염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다른 요양병원과 차별을 가져가기 위해 감염환자를 위한 병동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현재 감염안심병동은 VRE, MRSA 균종 등에 대한 감염환자를 격리해 관리하고 3일에서 1주 간격 검사를 시행해 연속 3회 이상 음성일 경우 격리해제 절차를 밟는 식으로 환자를 관리하고 있다.
최초 감염병동을 개설할 때는 주변에 우려의 시선도 있었지만 8개월이 지난 지금 감염환자에 대한 관리라는 특성을 가지고 다른 지역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병원을 찾는 상황이다.
또한 가족사랑요양병원은 최근 요양병원이 필수적으로 마련하는 재활시스템을 재활센터뿐만 아니라 재활병동에 따로 공간을 마련하는 등 환자가까이서 빠르게 회복을 돕는다는 모토를 가지고 있다.
이와 함께 가족사랑요양병원이 병원 내 환자관리 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사회사업분야다.
농사도시인 김제의 특성상 인구의 연령층이 높고, 빠른 고령화로 환자가 병원을 찾기 이전에 먼저 찾아가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특히, 이러한 노력이 정부주도의 커뮤니티케어사업을 발 빠르게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박 이사장의 예측이다.
박 이사장은 "김제라는 중소도시의 특성상 지역사회와 지역요양병원의 연계가 잘돼야 입원할 환자와 재가가 필요한 환자의 구별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라며 "현재 관련 부서를 따로 구성해 활발히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있는 만큼 향후 커뮤니티케어사업이 뿌리내릴 때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박 이사장은 지역 요양병원이 특성을 가져가기 어려운 한계점이 개선돼야한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장은 "점차 요양병원 간 경쟁강화로 특성화, 차별화를 꾀하고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뭔가를 하려해도 시골에서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며 "당장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려해도 인력을 구하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요양병원에 대한 막연한 비판보다는 제대로 운영되는 병원은 독려해주고 다른 병원이 보고 배울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보다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