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전 2억원, 퇴직금 별도'(인천의 한 종합병원)
'세전 1억6000만원, 연 2회 학회 참가 지원, 사학연금 지급'(서울 의 한 대학병원)
일선 병원들이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에 난항을 겪자 연봉 수준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방 병원의 경우에는 입원전담전문의의 연봉과 기존 의사의 연봉이 역전되는 현상까지 벌어져 경영진이 난감한 상황을 토로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경상도 A병원 기조실장은 "영남권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 연봉아 세전 2억5000만원이 넘어간다. 그럼에도 지원자가 없어 다른 지원책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논리에만 맡겨 놓으면 연봉은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우려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문제는 기존에 병원에 근무하고 있던 주니어급 교수들과 입원전담전문의 사이 급여가 역전된다는 것"이라며 "자신이 키운 레지던트가 입원전담전문의로 가는 상황이 발생하자 주니어 교수들이 병원에다 각종 수당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한다"고 토로했다.
입원전담전문의에는 레지던트를 마치고 갓 전문의 자격을 땄거나 전임의 1, 2년차 정도의 젊은 의사들이 주로 지원하고 있는 게 현실.
실제 B대학병원 외과 펠로우는 "최근 전문의 자격도 없이 인턴을 마친 후 바로 입원전담전문의로 왔는데 연봉이 나보다 높더라"라며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펠로우로 1년째 일하고 있는 상황에서 씁쓸하다"라고 말했다.
지방의 C대학병원 주니어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 연봉이 2억 플러스알파"라며 "입원전담전문의 역할이 아직 모호한 상황에서 급여도 높으니 병원 내부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라고 귀띔했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입원 질 향상을 위한 입원전담전문의 도입방안(연구책임 장성인)' 연구 보고서에서도 지방과 수도권의 입원전담전문의 연봉 편차는 눈에 띄었다.
수도권 평균 연봉은 1억4100만원이었지만 지방은 1억5300만원으로 약 10%의 차이가 있었다. 대신 지방 입원전담전문의의 근무시간이 약1.4시간 정도 더 길었다.
"병원 안에서 풀어야 할 문제…교수 인력 더 늘려야"
하지만 연봉 역전 현상에 대한 입원전담전문의들의 시각은 달랐다.
서울 D상급종합병원 내과 입원전담전문의는 "교수라는 타이틀이 붙는다고 인플레이션 현상이 생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면서도 "입원전담전문의들이 모이면 사실 병원 걱정보다는 제도 걱정을 먼저 한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병원 안에서 풀어야 할 문제"라며 "병원 경영진은 교수 인력을 더 늘려 과중한 업무가 전공의나 입원전담전문의에게 쏠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상급종합병원 내과 입원전담전문의도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환자 중증도가 높고 법적 분쟁에 휘말릴 위험도 높기 때문에 연봉이 마냥 높다고만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입원의학연구회 김준환 홍보이사는 제도 초창기인 만큼 시간이 필요한 문제이며, 학문적 기반을 탄탄히 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김 이사는 "일시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나오는 현상이라고 본다"며 "내부 갈등까지 유발하며 연봉 경쟁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병원 구성원들이 입원전담전문의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장기간 일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줘야 한다"며 "나아가 입원전담전문의만의 고유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학문적 기반도 잘 닦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