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2019]베타차단제 'BB-meta HF 연구' 핫라인 세션 발표 사구체여과율 30~59 범위, 중등도~중증 신장애 동반 심부전에 사망 위험 줄여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 분야에 널리 쓰이는 올드드럭 중 하나인 '베타 차단제'의 심부전 치료혜택이 새롭게 재조명받을 전망이다.
특히 신장기능이 감소한, 사구체여과율(eGFR) 30~59 범위에 해당하는 중등도에서 중증 신기능 장애를 동반한 심부전 환자의 경우 사망 위험을 낮추는 개선효과가 두드러졌다.
치료제가 제한된 상황에서 심박출률이 감소한 심부전과 신장애를 동반한 환자에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약물 옵션으로 주목되는 이유다.
올해 유럽심장학회(ESC) 연례학술회에서는 3일(현지시간) 핫라인세션(Hot Line Session) 논의를 통해 베타차단제(Beta-blockers)의 이러한 심부전 치료혜택을 새롭게 조명했다.
논의가 근거가 된 최신 'BB-meta-HF 연구' 결과를 통해, 심부전 환자 가운데서도 중등도 이상의 신장기능 장애를 가졌거나 심장박동수 및 심박출률이 감소한 환자(HFrEF)에서 심부전 사망 위험을 예방하는 효과를 확인한 것이다.
발표를 보면, 심부전 환자의 절반 가량에서는 신부전 장애를 동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2016년 ESC 학회 심부전 진료지침에서도 "신기능 장애를 동반한 환자에서 심부전 치료제를 사용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항을 달아놓은 것과도 연관된다.
주저자인 영국 버밍험의대 심장센터 디팍 코테차(Dipak Kotecha) 교수는 "모든 환자에 금기사항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신장 기능장애를 동반한 심부전 환자에서는 심부전 치료에 어려움이 따르는 상황"이라며 "이는 치료에 따른 혜택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상반응을 우려해 선뜻 치료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심박출률이 감소한 HFrEF 환자의 경우, 사구체여과율이 45~59에 해당하는 중등도 신기능 장애나 30~44로 떨어진 중등도 이상의 신기능 장애를 동반한 환자에서는 심부전 치료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이 명확히 나와있지 않은 상황과도 결부된다.
일부 공개된 임상연구들에서도, 해당 조건에 해당하는 환자군이 연구에서 걸러지며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던 이유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BB-meta-HF 연구는 여기에 주요 답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중맹검 방식으로 진행된 위약대조군 임상에서, 베타차단제가 해당 신기능 장애를 동반한 심부전 환자에서 사망 위험을 어느정도 개선하는지 알아본 것이다. 총 1만6740명의 임상 참여자들은 연령대가 65세(중간값)로 좌심실 박출률이 50% 미만으로 감소한 경우였다. 일차 평가변수로는 모든 원인에 기인한 사망이 잡혔다.
1.3년간의 추적관찰 결과, 신기능 장애는 높은 사망률과 관련이 있었으며 중증 신장애를 동반한 심부전 환자에서는 질환의 악화로 인해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베타차단제 투여군에서는 위약군과 비교해 중등도 또는 중등도 이상의 신장애를 동반한 환자에서 사망 위험을 각각 27%, 29%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베타차단제를 투여한 환자군에서 모든 원인에 기인한 사망 위험과 관련해 절대적인 위험비가 4.7%로 낮게 나타났다.
베타차단제 투여군에서는 위약군에 비해 사구체여과율이 떨어지는 악화 소견이나, 이상반응도 늘지 않았다.
코테차 교수팀은 발표를 통해 "심박수와 심박출률이 줄어든 심부전 환자에서 베타 차단제의 사용은 사구체여과율이 90인 일반 환자들에서 처럼 사구체여과율이 40 미만으로 떨어진 환자에서도 유효성을 보였다"면서 "아직 사구체여과율이 30 미만으로까지 떨어진 중증 신장애 환자에서는 임상데이터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결과는 베타차단제의 역할을 제시해준다"고 강조했다.
한편 추적관찰 기간 신기능이 악화된 20% 이상의 환자들은 전체 사망 위험이 28% 증가하는 것과 관련 있었으며, 중등도 이상의 신장애를 가진 환자에서는 그 위험도가 46%까지 올라가면서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