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국회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극약처방으로 불리는 상급종합병원 경증질환 차단 정책에 우려감을 표하면서 의료현장 의견수렴을 촉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보건복지위)은 최근 국회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에서 "지금도 경증환자들을 상급종합병원에 못 오게 할 수 없다.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 중 경증환자 종별가산율 0% 적용 관련 복지부가 병원들의 의견을 더 들어봐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인권위원회 조사위원과 여성단체연합 인권위원장 등을 거쳐 2016년 제20대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 입문해 보건복지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 여당 원내대변인 등으로 맹활약 중이다.
그는 특히 보건의료 분야 중 아토피 질환과 첨단재생의료 그리고 건강보험-실손보험 연계 등 국민건강 증진과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민감한 현안에 끝까지 소신을 보이는 외유내강 국회의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 의원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건강보험과 산재보험 문제를 준비하고 있다. 산업재해 입증이 어려워 건강보험이 가는 경우가 많다. 건보-산재 간 심사를 일원화하거나 입증 기간을 축소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토피 질환 보장성 강화 필요성 관련 "복지부는 한 달 3만원 약제비를 지급한다고 하나 실제 환자들은 한 달 10배 이상 의료비가 들어간다고 호소한다"며 "복지부와 건보공단 협조로 현재 아토피 질환 별도 질병코드 작업 중으로 급여확대에 이어 산정특례도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얼마전 열린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개통도 그의 노력이 배어 있다.
정 의원은 "보건의료 분야 빅데이터 중요성과 활용도에 관심이 많았다. 민감 정보는 시민단체와 협의를 반드시 동반해야 한다"면서 "심사평가원과 건보공단, 질병관리본부, 국립암센터 등의 방대한 데이터를 사용하는 만큼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보 보건시민단체가 우려하는 첨단재생의료법의 국회 통과에도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정 의원은 "첨단바이오의약품과 재생의료법이 국회 본회의 통과되는 날 보건시민단체들이 집회를 했다. 마음이 무거웠다. 세포치료를 위해 일본으로 가는 현실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 법안을 추진했다"면서 "복지부에 시행령과 시행규칙 마련 시 시민단체와 함께 할 것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현 정부 핵심 보건정책인 문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의 일방적 비판에 유감을 표했다.
정 의원은 "현재 문제되는 대형병원 쏠림은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내부적으로 분석해본 결과, 중증환자들이 대형병원에 많이 가는 상황"이라면서 "의료전달체계 문제는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우리나라만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하루아침에 할 수 없지만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권과 무관하게 보장성 강화는 계속돼 왔고, 앞으로도 지속돼야 한다. 의료과잉과 의료쇼핑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더욱이 실손보험 의료과잉 유발은 질환별, 기간별 근거 분석이 마련돼야 한다"며 보장성 강화의 이면을 주시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에서 제외된 중소병원 육성 필요성에 동의했다.
정 의원은 "중소병원 관련 토론회에서 특성화와 전문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의료취약지 육성병원과 거점병원도 방안이 될 수 있다"면서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는 중소병원 육성방안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여당 의원으로 복지부 박능후 장관을 향해 의미 있는 조언도 했다.
정 의원은 "잘 알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맹점이 생긴다. 옛날의 안 것과 지금은 다를 수 있다. 복지 전문가로서 아는 분야라도 보건의료 분야는 보고, 듣고, 배워야 한다"며 3년차 장수 장관으로서의 매너리즘을 경고했다.
그는 국감 참고인으로 화상투약기 반대 당사자인 약사회 임원을 신청했다가 취소했다.
정 의원은 "화상투약기를 통한 약 판매는 당 차원에서 합의 안 된 상황이며 약사회 반대가 크다. 정부가 실증특례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어 약사회 입장을 듣고 싶어 참고인으로 신청했다. 개인적으로 화상투약기 도입은 반대다. 원격의료 등 다양한 문제가 수반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정춘숙 의원은 끝으로 "보건의료는 국민 생명을 살리는 분야다. 보건의료인들은 사회적으로 존경받아야 마땅하다"고 전제하고 "의료의 공적 부분을 생각해 사회적 리더다운 모습을 보인다면 의료수가 등 문제해결이 훨씬 용이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