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독감예방접종 시즌을 앞둔 가운데 4가독감예방접종 덤핑경쟁이 일부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심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덤핑을 실시하는 의원들은 올해 4가독감백신 공급가격이 20%가까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예년과 크게 차이 없는 접종가격을 유지하면서 주변 의원들은 속앓이를 하는 모습이다.
11일 개원가에 따르면 급격히 날씨가 추워지면서 독감 백신에 대한 수요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 개원가도 독감 백신 수요증가에 발맞춰 가격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분위기.
4가독감백신의 경우 국가예방접종인 NIP에 포함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으로 일반적으로 개원가에서는 많게는 4만5000원에서 적게는 2만5000원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으며, 대게 3만원에서 3만5000원을 적정선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예년에는 1만7000원의 독감예방접종을 실시하는 의원이 서울 곳곳에서 나오는 등 의원의 평균 형성 가격과 별개로 가격덤핑이 존재했다.
올해 또한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지난해보다 약간 올랐지만 국내 4가독감백신기준 1만8000원의 접종가격이 등장하는 등 덤평경쟁이 치열한 모습이다.
실제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A의원은 국내제약사 4가독감백신을 1만8000에 접종받을 수 있다고 써 붙여논 상태로 다국적제약사 4가독감백신 또한 2만3000원에 접종이 가능하다고 명시해 놨다.
이밖에도 서울 사당, 성남시 분당 등 A의원과 비슷한 가격대의 4가독감백신 접종을 실시하는 의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러한 덤핑경쟁은 인터넷상에 공유되거나 의원이 홍보를 하면서 더욱 과열되는 양상으로 가고 있다.
현재 인터넷상으로 '독감백신 할인'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실시하면 카페나 블로그에 어떤 의원이 얼마나 할인을 실시해주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긴 게시물이 올라와있다.
매년 독감백신의 덤핑경쟁이 이뤄지다보니 맘카페나 지역주민블로그에서 어디가 얼마나 할인해주는지 비교하고 더 싼 곳으로 접종을 하러 가는 것.
이렇다보니 개원가에서도 4가독감백신으로 이윤을 남기기는 것과 별개로 의원 홍보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상황이다.
B내과 원장은 "4가독감백신을 1만4000원대에 들여오는데 1만8000원에 접종을 하면 이것저것 빼고 의사가 가져가는 것은 실상 얼마 되지 않는다"며 "독감백신으로 큰 돈을 남기는 게 아니라 환자유인책으로 사용하고 다른 것과 결합시키는 형태가 많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즉, 직접 돈을 내고 예방접종을 맞는 환자들은 4가독감백신을 맞는 경우가 전체의 9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가격할인에 대한 유인책 영향이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의견.
또 다른 C이비인후과 원장은 "독감접종이 이제는 진료와 치료의 범위를 넘어서 다른 비급여 카테고리로 넘어간 느낌"이라며 "보톡스, 필러를 덤핑하는 것과 크게 차이가 없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원장은 여전히 과도한 덤핑경쟁에 따른 환자 안전에 대한 우려와 주변의원의 부담을 지적했다.
D가정의학과 원장은 "예를 들어 100명을 접종하면 적어도 5명, 5%가 넘는 환자가 발진 등을 이유로 클레임이 온다"며 "예방접종 비용에는 예진이나 이런 클레임까지 의사가 케어하는 비용이 포함되는 것인데 과도한 덤핑으로 하루에 몇 백 명씩 접종을 한다면 이런 것이 잘 이뤄질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비급여항목이라 덤핑경쟁을 따로 규제를 할 방법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덤핑의원이 이윤을 줄이고 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주변 의원도 똑같이 해야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게 문제다"고 언급했다.
제약사 4가NIP고려 영향? 공급가 20% 상승 개원가 부담
한편, 4가독감백신의 경우 내년도 NIP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면서 올해 개원가 공급가를 조절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개원가에서는 NIP와의 연계는 예상할 순 없지만 실제 공금가가 예상보다 많이 올랐다고 밝혔다.
C이비인후과 원장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사입가격이 20%가까이 오른 1만4000원대에서 형성하고 있다"며 "공급처에 다른 영향이 있냐고 물어보면 답변은 주지는 않지만 20%나 오른 것은 선뜻 납득은 가지 않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또 D가정의학과 원장은 "지난해 소모량과 올해 생산량을 고려해서 가격 변동이 되는 것은 맞지만 매년 백신회사는 올해는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 같다고 운을 뗀다"며 "개인적으로 수급자체에 큰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접했던 것 같은데 20%나 인상된 것은 과하게 올랐다는 생각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