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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VS나경원 아들' 정쟁에 묻힌 서울대병원 국감

박양명
발행날짜: 2019-10-10 21:00:56

교육위원회 피감 기관 11곳, 서울대 한 곳만 집중 질의
첫 국감, 서울대병원 김연수 병원장이 내놓은 현안 답변은?

|현장|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서울대병원)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아들.

10일 서울대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는 이 두 사람에 대한 여야 정쟁으로 마무리됐다. 서울대,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11개 기관이 피감 기관이었지만 국회의원들의 질의는 서울대 오세정 총장에게 집중됐다.

아예 시작부터 이찬열 위원장(바른미래당, 경기 수원시갑)은 "서울대 국정감사를 한다니까 여기저기서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며 "아주 강하게 국정감사를 해달라는 응원의 메시지가 많이 왔다"며 간접적으로 정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이찬열 위원장
의원 질의 내용은 대동소이했다.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은 조국 장관 딸이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여부부터, 환경대학원을 휴학하면서 낸 진단서의 진위 여부, 서울대 교수이기도 한 조국 장관의 행적 등에 대한 질의를 했다.

여당은 나경원 원내대표의 아들이 고등학생일 때 발표한 연구 포스터 작성 특혜 의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어쩜 지적하는 내용이 이쪽이나 저쪽이나 똑같은지, 사람과 대상만 다르고 말입니다"라는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말이 교육위 국감을 관통한다고 할 수 있다.

야당, 조국 장관 딸 인턴부터 진단서까지 집중 공격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은 조국 장관의 딸 조민 씨가 서울대 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했다는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민 씨는 본인이 스스로 언론과 인터뷰까지 해서 인터넷 공고를 보고 인권법센터 인턴을 지원했다고 한다"며 "인권법센터의 공고 기록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고 인턴 대상도 고등학생이 아니다. 인턴을 했다는 증명서 발급 내역도 없다. 조국 일가를 위한 사익 인권법센터"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대구 중구남구)은 조민 씨가 질병을 이유로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휴학하며 낸 진단서의 진위 여부가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조민 씨 병원 진단서 사본을 받았는데 2014년 10월까지만 있고 발행 일자도 없이 나머지는 모두 백지상태"라며 "진의를 확인하려고 해도 서울대나 서울대병원 모두 거부로 일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교육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에 임하고 있다.
같은 당 김현아 의원은 조국 장관이 서울대 교수로서 '휴직'을 하고 있는 현실의 문제점을 짚었다.

김 의원은 "조 장관은 지명 단계에서 복직을 해 한 달 치 월급과 추석 상여금까지 챙겨가면서 청문회까지 한 후 법무부 장관으로 갔다"며 "그는 휴직 기간이 3년이 넘도록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제 1년 좀 안 남았으니 이 말이 지켜질지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이학재 의원(인천 서구갑)은 조국 장관에게 지급된 컴퓨터(PC) 내역까지 공개하며 조민 씨의 논문 작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여당, 유력 정치인 아들의 스펙 만들기 의혹 집중 제기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나경원 원내대표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 않고 '유력정치인'이라는 표현을 쓰며 나 대표의 아들 스펙 만들기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박 의원은 "포스터니까 논문이 아니다라고 하지만 논문의 전단계이기 때문에 문제"라며 "2014년 당시 여당 유력정치인은 아들 김 씨가 서울의대 윤 모 교수의 연구실 참여를 청탁하고, 해당 교수는 이를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실험의 아이디어는 당연히 윤 교수가 제공했을 것"이라며 "IRB 승인도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오세정 총장
같은 당 서영교 의원 역시 "나경원 원내대표 아들 김 씨가 고등학생일 때 윤 교수 실험실에서 논문을 만들었는데, 포스터 발표를 할 때 김 씨의 소속을 서울대라고 적어서 냈다"며 "단순 실수가 아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찬대 의원(인천 연수구갑) 역시 나경원 원내 대표 아들 김 모씨의 논문 공저자 특혜 의혹의 개요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모 씨는 논문 1저자인데 포스터 발표 현장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포스터라고는 하지만 초등학생 불조심 포스터 수준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 씨는 글로벌 기업과 최고 의대가 참가한 콘퍼런스에서 유일한 고등학생이었다"며 "교신저자로 돼 있는 윤 모 교수가 김 씨를 선물 저자로 등재해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야 의원의 타깃이 된 서울대 오세정 총장은 "연구진실성위원회에서 조국 교수 딸과 관련한 논란 및 나경원 아들 논문 특혜 의혹에 대한 진실을 조사하고 있다"는 답을 무한 반복해야 했다.

또 "포스터가 정식 연구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며 "서울의대는 포스터 발표를 정식 업적평가에 넣지 않지만 BK21 사업 쪽에서는 포스터 발표도 업적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김연수 병원장
서울대병원 현안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수술실 CCTV 등

오후 질의부터는 의원들도 정쟁에 더해 정책 질의도 함께 했다. 병원장 취임 후 첫 국정감사에 임하게 된 김연수 병원장에게도 병원 현안에 대한 질의들이 간간이 이어졌다.

구체적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한 의견, 자회사 헬스커넥트의 적자 운영, 국립대병원 간 비급여 비용 격차 등에 대한 질의로 압축된다.

김 병원장은 수술 장면이 아닌 수술실 전체를 보여주는 CCTV 설치에는 긍정적 입장을 보였고 국립대병원 사이 비급여 항목 표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회사 헬스커넥트 적자 운영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도 곧 흑자로 돌아선다고 해명했다.

그는 "헬스커넥트는 환자가 병원을 이용할 때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회사"라며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돈이 많이 든다. 적자폭은 계속 감소해 가고 있고 내년에는 적자가 제로가 되고 곧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복강경 내시경을 만드는 인더스마트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알렸다.

김 원장은 "복강경 내시경을 만들고 있는데 굉장히 좋은 기술을 갖고 있고 미국 FDA 승인을 받아 미국 병원에도 런칭했다"며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는 등 수익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조국 장관의 딸 조민 씨의 진단서 진의를 묻는 곽상도 의원의 질문에 자신 있게 "개인 정보라서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가 숨긴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입을 굳게 다무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