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소변유래 세포를 임상적으로 안전한 자가 역분화 신경줄기세포로 전환하는 프로토콜을 제시하는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연구는 고려대 생명공학부 유승권 교수 연구진이 줄기세포 분야 벤처기업 스템랩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세계적인 학술논문 발행기관 MDPI그룹 온라인 저널 Cells 최신호에 게재됐다.
인간 신경줄기세포(Human neural stem cells·NSCs)는 신경계 재생에 필요로 하는 자가 복제능과 신경세포로의 분화능을 갖추고 있어 척수손상 치매 파킨슨병 루게릭병 등 다양한 신경질환 치료에 폭넓게 적용 가능하다.
하지만 신경줄기세포는 큰 잠재성에도 불구하고 뇌나 척수 등 중추신경계에 미량 존재해 자가 줄기세포치료제로 개발할 수가 없었다.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다수의 낙태아로부터 채취한 신경줄기세포를 활용할 수 있으나 면역거부와 윤리적인 문제가 있었다.
또 다른 방법으로 역분화 유도만능 줄기세포 기술을 활용하면 자가 역분화 신경줄기세포를 얻을 수는 있으나 예기치 못한 유전 독성 및 종양(기형종) 형성 위험성 때문에 임상 진행이 불투명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종양 형성 위험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기 위해 직접 교차 분화라는 유도만능 줄기세포 기술보다 발전된 형태의 역분화 기술을 적용했다.
추가적으로 도입된 유전자가 유전체에 삽입돼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을 배제하기 위해 자가 복제가 가능한 mRNA(self-replicable mRNA)로 유전자를 도입했다.
더불어 저분자성 물질들과의 조합으로 역분화 효율을 최적화해 효능을 나타낼 수 있는 충분한 투여 용량 세포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방법은 비침습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인간 소변유래세포(Human urine-derived cells·HUCs)를 원료 세포로 사용해 필요에 따라 추가적인 원료 세포 확보도 용이해졌다.
해당 기술로 확립된 유도 신경줄기세포는 특성분석 결과 ▲세포 모양 ▲생물학적 특성 ▲전체 유전자 발현 패턴(global gene expression pattern)이 신경줄기세포와 유사하고 실제로 신경세포와 성상세포, 희소돌기아교세포로 분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유도 신경줄기세포로부터 분화된 신경세포는 신경 신호전달에 필수적인 활동전위(action potential)를 정상적으로 나타낼 뿐만 아니라 이러한 조건에서 만능성 줄기세포에 의한 종양(기형종) 또한 형성되지 않음을 증명했다.
윤병선 스템랩 재생의학연구소 연구소장은 “이번 연구는 결과적으로 환자 맞춤형 방식의 임상 적용이 가능한 역분화 신경줄기세포의 생산 프로토콜을 제시함으로써 다양한 신경질환 환자들에게 안전한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