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김강립 차관 "문케어 우려 해소방안·미래의료 대응 등 고심" 국민 건강관리·예방 건강정책실 시급…"컨설턴트 차관으로 남고 싶다"
보건복지부 김강립 차관(55)이 문재인 케어로 명명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과 의료전달체계 개선안 안착 등을 내년도 역점 과제로 추진할 전망이다.
그는 특히 예방 중심 보건의료 정책 개편을 위한 건강정책실 신설을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재임 중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김강립 차관은 최근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에서 "대통령이 자신의 이름을 따서 추진한 보건의료 정책은 문재인 케어 밖에 없다. 책임감이 무겁다. 국회와 보건의료계에서 염려하는 부분에 대한 해소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23일자로 임명된 김강립 차관은 1965년 강원 철원 출생으로 동국대 부속고등학교와 연세대 사회학과 졸업 후 행정고시 33회로 복지부에 입사해 미국 시카고대 사회복지학 석사와 연세대 보건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엘리트 관료이다.
김 차관은 장관 비서관을 비롯해 보험급여과장, 장애인정책팀장, 보건의료정책과장, 보건산업정책국장, 연금정책관, 외교부 주제네바 대표부 공사참사관, 보건의료정책관, 보건의료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복지 및 보건의료 핵심 요직을 역임했으며, 기획력과 추진력 그리고 공무원들 신뢰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재임 5개월을 맞은 그는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관심과 성원 덕분에 비교적 과제를 잘 수행하고 있다. 보건의료는 오래 묵은 숙제들이 많은 분야다.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간호협회, 약사회 등 소통도 과거보다 많이 했다"면서 "현장 전문가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정책이 되어야 정책적 효과가 있다고 믿고 있다"며 의료현장에 근거한 정책 수립 소신을 분명히 했다.
김강립 차관은 "보장성 강화 후속대책인 공공의료와 지역의료 문제들 그리고 국민들이 가진 아쉬움을 어떻게 풀어낼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하고 "다른 한편으로 미래의료에 대한 준비 내지, 요구가 들어오는 부분도 고민이 필요하다"며 차관으로서 고충을 솔직히 토로했다.
상급종합병원 경증질환 종별 가산률 및 의료 질 지원금 미적용 등으로 병원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의료전달체계 개선도 풀어야 할 숙제이다.
김강립 차관은 "의료전달체계 단기 개편방안에 대한 의료계 우려가 큰 것으로 안다. 가능한 한 의료기관과 의료인 간 협력 및 연계 제도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리고 재정 문제를 어떻게 뒷받침할 것이냐 등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김 차관 발언은 의료전달체계 주요 트랙인 병의원과 상급종합병원 중심의 의료협력 체계를 의원급(진료과)-의원급(진료과), 상급종합병원(수도권)-상급종합병원(지방) 등 환자 중심의 촘촘한 의료기관 및 의료인 상생 방안으로 개선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길게 보면 환자 중심으로 환자 권리가 제도적으로 보장받는 의료체계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고 있다"며 "새로운 의료제도와 미래의료 선제적 대응, 앞서 기술의 적절한 이용 등도 고려하고 있다"며 AI(인공기능) 등 미래의료에 대한 적극적 대응을 암시했다.
현정부 후반부와 내년 총선을 대비한 성과 중심 정책 역시 그가 간과할 수 없는 분야이다.
김강립 차관은 "11월 현 정부의 집권 후반기에 들어간다. 그동안 복지부는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안주하지 않고 국가가 나아가는 데 있는 성장발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이 무엇인지 복지 및 보건의료 아이템을 고민해 보겠다"면서 "국정감사와 정기국회가 끝나면 내년 총선 때까지 복지부 내부를 재점검하고 다시 뛸 수 있는 재충전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기획조정실장때부터 행정안전부(장관 진영)와 논의 중인 '건강정책실' 신설 의지를 분명히 했다.
복지부 장관을 역임한 행안부 진영 장관은 지난 6월 오송역에서 메디칼타임즈와 만나 복지부 건강정책실 신설 필요성에 공감하며 복지부와 실무 논의를 진행 중인 상태다.
김강립 차관은 "현 보건의료 정책의 사후관리는 한계가 있다. 이제 병원에 가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국민 건강관리와 예방을 위한 건강정책실 신설은 필요성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고 주창했다.
그는 "건강정책실을 복지부 실장 자리 하나 더 만들려는 의도로 봐선 안 된다. 예방 중심 보건의료 정책 추진을 위해 건강정책실 신설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미래세대를 위한 건강정책실 신설 중요성을 재차 강변했다.
공직 생활 30년에 접어든 김강립 차관은 복지부 후배들에게 어떤 차관으로 남고 싶을까.
김 차관은 "내 브랜드로 정책을 해야 한다는 욕심도 없고, 그럴 타이밍도 아니다. 다만, 후배들에게 좋은 컨설턴트가 되고 싶다"면서 "보건복지라는 바다를 항해할 때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속도를 더 낼지, 암초를 피해 갈지 등을 살펴보고 도와줘야 한다. 장관님을 보필하면서 업무와 인간적으로 후배 공무원들을 많이 배려하고 싶다"며 ‘인간 차관 김강립’으로 기억되길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