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합술 주도한 이광현 교수 "이송 당시, 피부만 남고 아절단 상태" 왼손 상해 그나마 다행…기능 회복 60~80%ㆍ예민도 감소 전망
진료 중 피습을 당한 L교수의 비보를 접한 의료계는 또 다시 진료실 내 폭행이 이뤄졌다는 충격과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L교수에 대한 우려가 컸다.
L교수의 경우 수부외과 수술을 전담하던 의료진으로 가해환자의 칼을 막느라 엄지손가락을 크게 다쳤기 때문. 이에 따라 의료계가 L교수가 다시 수부외과 수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을 전한 것.
L교수의 수술은 피습사건이 발생한 지난 24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5시간에 걸쳐 한양대학교병원 이광현 교수(전 한양대학교병원장)와 안희창 교수가 집도했으며, 엄지손가락의 혈관이 연결돼 피가 통하는 등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수술을 집도한 이광현 교수는 메디칼타임즈와의 대화에서 최초 L교수를 병원에 이송해 왔을 당시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광현 교수는 "칼을 손으로 잡는 과정에서 칼이 깊게 들어갔고 엄지 중수지관절이 완전히 열려 손가락 바깥쪽 피부 1cm만 남아 있던 아절단 상태였다"며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었고 상태가 가장 안 좋은 것을 10으로 봤을 때 9~9.5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교수는 "이번 L교수의 경우처럼 뼈가 잘리려면 과도와 같은 보통 칼로는 안 된다"며 "칼이 굉장히 예리했던 것 같고 특수 칼을 가지고 왔을 것이라는 생각이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신경이 돌아오는 데 4개월에서 6개월 정도가 소모되며, L교수의 경우 이전 기능의 최대 80%까지만 회복할 것이라는 게 그의 의견이다.
이 교수는 "기능이 돌아오더라도 완벽하게 돌아오는 것은 불가능하고 아주 좋으면 80%, 나쁘다면 60%까지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이라며 "뜨겁고 찬 것 그리고 닿는 느낌도 알겠지만 종이가 두 장인지 한 장인지, 인쇄된 면인지 아닌 지 등의 예민도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엄지가 절단될 경우 손 기능의 거의 절반이 없어진다고 할 정도로 중요한 부위이다.
대부분 나머지 손가락이 엄지와 대응해서 일어나기 때문으로 조금 과장하면 나머지 손가락 4개가 잘리는 것과 엄지손가락 하나가 잘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만큼 L교수의 엄지가 절단되는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는 측면에서 향후 L교수가 수술대에 설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제일 문제는 감각이고 두 번째는 관절이 다 잘렸기 때문에 운동범위가 줄어들 수 있다"며 "수부외과분야기 때문에 조금 걱정이지만 다른 사람 수술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특히 다친 부위가 오른손이 아닌 왼손이라는 점도 다행이라는 생각이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이번 L교수 피습사고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 교수는 "어떤 의사가 그렇게 칼을 휘두르는 현장에서 근무하려 하겠는가. 엄청 불행한 일이다"며 "남일 같지 않고 방탄 막에 구멍만 뚫어서 진료를 해야 되는 게 아닌가하는 말도 나오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