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혈을 두드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치료한다는 한의학 치료법이 신의료기술이라고 공식적으로 고시한 보건복지부.
이에 의료계는 한국의료 위상 추락을 정부가 자초했다며 맹비난 했고 한의계는 신의료기술 등재 확정을 환영하고 나섰다.
대한한의사협회는 "감정자유기법은 이미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됐음에도 양의계의 악의적인 폄훼와 집요한 방해로 신의료기술로 최종 등재되기까지 적잖은 우여곡절을 겪었다"며 "앞으로 보다 많은 한의치료 기술이 신의료기술로 인정됨으로써 국민건강증진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4일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을 신의료기술에 추가한다는 내용의 '신의료기술의 안정성, 유효성 평가결과'를 확정 고시했다.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은 모든 부정적 감정은 경락체계 기능 이상으로 나타난다는 전제 아래 특정 경혈점을 두드려 자극해 경락 기능을 회복시키고 안정시키는 치료법이다.
한의협에 따르면 신의료기술평가제도가 도입된 2007년 4월 이후 신의료기술 등재를 신청한 한의의료기술은 취하 및 반려조치를 당했다.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이 첫 한의 신의료기술인 것.
한의협은 "의료계는 고시안이 행정 예고된 지난 6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앞에서 항의집회를 여는 등 집단행동도 불사하는 행태를 지속적으로 보여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기관의 검증시스템을 활용해 신의료기술로 인증된 내용을 전혀 납득할 수 없는 궤변으로 반대만 하는 것은 오히려 양의계에 대한 대국민 정서만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료계는 복지부의 고시가 나오자 즉각 성명서를 통해 비판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의학적 검증이나 판단이 아닌 정치적 논리 등이 개입하는 것은 국민건강과 한국의료 모두를 망치는 길"이라며 "의학적 근거에 따라 신의료기술 여부를 결정해야 할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단 2편의 논문을 근거로 경혈 두드리기를 신의료기술로 결정한 것은 지울 수 없는 오점이자 기관의 설립 또는 존속 근거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보건의료연구원의 의사결정 시스템이나 결정 오류 등에 대한 어떤 검증 없이 경혈 두드리기를 신의료기술로 확정 고시한 복지부 행태는 국민건강과 한국의료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경혈 두드리기 신의료기술 평가 과정과 평가에 활용된 근거문헌 및 자료를 모두 공개하고 재검증할 것을 주장했다.
의협은 "복지부는 한국의료의 위상 추락을 자초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경혈 두드리기에 대한 공개 재검즈 및 의학적 기준이라는 하나의 기준에 의한 평가시스템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