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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 책임지도전문의 제도 장기적 관점 국가지원 절실"

황병우
발행날짜: 2019-11-01 06:00:59

양질 수련교육 위한 정부 지원 강조…"학회 재원으론 한계 봉착" 지적
내년도 상반기 실태조사 통한 수련 질 관리 계획도 밝혀

대한외과학회가 수련기간을 3년으로 줄이면서 가장 핵심이 되는 제도는 '책임지도전문의 제도'다.

외과 3년제 전환가 맞물려 수련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씻어내기 위해서 전공의 수련 전반을 총괄하는 책임지도전문의제도의 역할이 외과학회의 역량중심수련 성공의 방향키를 쥐고 있기 때문.
지난 31일 외과학회는 기자간담회에서 양질의 수련을 위해 책임지도전문의에 대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강조했다.

외과학회는 이러한 책임지도전문의 제도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학회의 노력 외에도 국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각 수련병원의 책임지도전문의 개개인의 희생을 요구하게 되는 현 상황에서는 안정적 인재양성이 어렵다는 의미.

대한외과학회는 지난 31일 추계학술대회를 맞아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외과학회 윤동섭 이사장은 "외과는 전공의, 전임의 등 계속해서 술기나 지식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제도의 보완을 정부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타 학회에 비해 앞선 모범적인제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제도를 만들기 위해 희생을 감수하고 있고 언제까지 이러한 희생을 감수할 수는 없고 국가적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윤 이사장은 "특히 전공의역량중심 교육을 하는데 책임지도전문의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할 것 같고 이에 대해 정부에 요청할 예정이다"고 언급했다.

외과학회에 따르면 책임지도전문의제도를 시행하는 영국이나 미국의 경우에는 정부가 책임지도전문의에 대한 비용적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가령 한 책임지도전문의가 업무의 30%정도를 전공의 교육에 투자한다면 이에 대한 비용을 정부가 서포트해 30%만큼의 환자를 덜 진료하고 대신 전공의 교육에 시간을 투자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책임지도전문의 개인의 희생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는 게 외과학회의 지적이다.

외과학회 이길연 수련교육이사는 "외과학회의 역량중심 수련교육은 책임지도전문의가 전공의의 능력을 평가하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다만, 외국과 달리 책임지도전문의 개인의 희생과 학회의 지원만으로 이런 것을 해나가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학회가 기부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현 시스템에서는 언젠간 학회의 지원도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는 게 학회의 의견이다.

(왼쪽부터) 외과학회 윤동섭 이사장, 노성훈 회장
외과학회 노성훈 회장은 "학회에서 마련하는 재원은 회장단의 기부나 일반회원 그리고 외과학교실 교수들이 지원하는 형태로 모아져 지원에 사용된다"며 "외과학회만큼 수련에 관심을 가지고 양질의 교육을 하는 곳을 찾기 어렵지만 재원에 한계가 있다면 얼마만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즉, 양질의 수련은 수술 후 생존율을 올리고 결국 환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책임지도전문의 제도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다만, 외과 전공의수련을 담당하는 책임지도전문의는 재정적 지원 외에도 병원 내 역할 확립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는 상황.

실제 지난 외과학회 춘계학술대회장에서 한 책임지도전문의는 "책임지도 역할의 중요성은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병원 내 책임지도전문의가 업무에 힘을 가지기는 한계가 있다"며 "학회가 책임지도전문의를 뽑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정체성을 부과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외과학회는 책임지도전문의 역할 확립을 위해 노력함과 동시에 수련실태조사 등을 통해 제도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길연 이사는 "수련의 책임은 병원장에게 있고 학회가 병원에 강요할 수단이 현재로서는 없다"며 "하지만 내년도 상반기에 수련실태조사가 예정돼 있고 실태 조사 등을 전공의 정원 책정에 반영하는 등 수련 질 관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이사는 "실태조사의 경우 병원마다 수련환경이 다르다는 점이 있어 정원책정에 반영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컨센서스를 모으고 있다"며 "서로 돌아가며 다른 병원에 대해 판단하고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이 논의해 선순환구조를 가져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