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내과 3년제 전환 후 인력 공백에 따른 병원별 실태조사' 공개 내과 인력 및 업무 분배 진행 수련병원 28.95% 불과 지적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이 내과 레지던트 인력 공백을 눈앞에 두고도 수련병원이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없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전국 수련병원의 내과 인력공백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에 따른 업무 분담이나 대체인력 확보 등 구체적인 대책 마련은 부족하다는 것.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박지현, 이하 대전협)는 4일 전국 37곳의 수련병원 내과 수석 레지던트를 대상으로 시행한 '내과 3년제 전환 후 인력 공백에 따른 병원별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현재 각 수련병원에서는 빠르면 오는 12월부터 내과 3‧4년차 레지던트가 한꺼번에 전문의 시험준비에 들어가게 된다.
실태조사 결과, 현재 3‧4년차 레지던트들의 주요 업무는 병동 주치의, 협진, 응급실, 중환자실 주치의 순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의 일주일 평균 평일/당직 횟수는 각각 1.16일과 0.76일로 아직도 주요 업무의 상당 부분을 3‧4년차 레지던트가 수행하고 있어 인력 공백을 대비한 업무 분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대전협의 지적이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수련병원 내과 수석 레지던트들은 '현재의 내과의 업무가 1‧2년차 인력만으로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에 절반 이상인 65.79%가 불가능하다고 답했으며 71.05%가 1‧2년차 인력만으로는 병원에 문제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A 병원 내과 수석 레지던트는 "1‧2년차 레지던트가 3‧4년차의 업무를 대신할 수 없다"면서 "중환자‧협진 진료의 질도 당연히 저하되며, 입원환자도 충당할 수 없고 따라서 이전보다 환자 케어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현재 내과 인력 공백이 논의돼 인력 및 업무 분배가 진행되고 있는 곳은 28.95%으로 조사됐으며, 논의는 되고 있으나 뚜렷한 계획이 없는 곳은 60.53%, 전혀 진행된 바 없는 곳이 7.89%로 집계됐다.
아울러 인력 공백 기간을 기존의 전공의 인력으로 운영한다는 곳이 절반(50%)으로 드러났으며, 기존 전문의 인력이 업무 일부를 대체할 예정인 곳은 36.84%, 정해진 계획이 없는 경우는 21.05%. 업무 자체를 줄이기로 하거나 추가 전문의 인력을 고용한 병원은 각각 15.79%로 조사됐다.
B 병원 내과 수석 레지던트는 " 전공의 주 80시간 근무를 맞추라고 하면서 교수들은 4개 년차가 있을 때처럼 일하려고 하니 전공의들의 요구안과 교수들의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내과 C수석 레지던트는 "전공의법에 포함되지 않는 펠로우를 쥐어짜려는 얘기들이 벌써 오가는 것 같다"며 "펠로우에게 로딩 돌리기가 내과 업무 공백의 해결책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가장 효과적이고 적법한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는 입원전담전문의(호스피탈리스트)의 경우 37곳 중 채용 공고를 냈으나 한 명도 충원되지 못한 곳이 36.84%, 일부만 충원된 곳은 28.95%, 계획이 없는 곳이 18.42%, 계획은 있으나 채용 공고조차 나가지 않은 곳이 13.16%으로 나타났다.
서연주 부회장은 "대학병원 진료의 중추가 되는 내과 내 인력 공백으로 인해 협진, 응급상황 대처 등 단순히 내과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그동안 내과 고년차 전공의가 수행하던 타과 입원환자 진료에도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대전협 박지현 회장은 "일선에서는 일시적인 문제라 하지만 내과수련이 3년제로 단축된 상황에서 매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의국 차원의 근시안적인 임시방편이 아닌 정부, 병원, 학회 차원의 다각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회장은 "정부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 활성화를 위한 효과적인 정책을 고민해야 하고, 병원 차원에서는 환자안전 사고에 대한 대비책과 보완 시스템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