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파자'부터 '제줄라'까지, "BRCA 변이 무관" 혜택 영역 확장 기로 단독요법부터 병용전략 선택지 넓혀, 아바스틴 병용 개선효과 주목
난치성 암종으로 꼽히는 난소암 항암치료 분야에는 2011년 표적치료약물로 '아바스틴(베바시주맙)' 병용전략이 처방권에 진입한 이후, 신규 PARP 억제제들이 허가를 받으면서 치료성적 개선에도 패러다임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진행성 난소암을 진단받은 환자에서는 수술적 치료와 함께 6~8주간 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하게 되는데, 문제는 항암화학요법만으로는 약제 내성과 재발 이슈가 끊이질 않는다는 대목이다.
이러한 분위기속에서 이제는 특정 돌연변이(BRCA 변이) 환자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환자들에 PARP 억제제를 고려할 시기가 왔다는 평가도 빠지지 않고 나온다.
최근들어 계열약 선발품목인 아스트라제네카 '린파자(올라파립)'부터 다케다 '제줄라(니라파립)', 애브비 '벨리파립(veliparib)'까지 진행성 난소암에 1차 치료제로 생존율을 강조한 최신 임상성적표를 대거 공개되고 있다.
린파자에 이어 12월부터 국내 급여권에 탑승한 제줄라는, 2차 이상의 백금기반요법에 반응(부분 또는 완전반응)한 백금민감성 재발성 고도장액성 난소암(난관암 또는 일차 복막암 포함) 성인 환자의 단독 유지요법에 사용되는 치료제로 BRCA 변이 여부와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관전 포인트는, 이들 표적항암제들은 PARP 억제제 단독요법부터 '아바스틴(베바시주맙)'과의 병용요법, 항암화학요법 병용전략 등으로 선택지를 세분화해 특정 돌연변이(BRCA 변이) 환자에 얽매이지 않고 뚜렷한 치료효과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BRCA 변이에 국한되지 않은 모든 환자(all-comers)를 대상으로 1차 치료제로의 효과를 겨냥했다는 점이 특장점으로 강조된다.
실제 국내에서는 올해 10월말 린파자의 100mg과 150mg 제형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난소암과 유방암에 추가 적응증을 확대했다. 1차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에 반응(부분 또는 완전반응)한 새로 진단된 진행성 BRCA 변이 고도 상피성 난소암, 난관암 또는 일차 복막암 성인 환자의 유지 요법을 비롯해 ▲2차 이상의 백금기반요법에 반응(부분 또는 완전 반응)한 백금민감성 재발성 고도 상피성 난소암(난관암 또는 일차 복막암) 성인 환자의 단독 유지 요법으로 BRCA 변이 여부에 관계없이 사용이 허가된 것이다.
또한 이전에 항암화학요법 치료 경험이 있는 gBRCA 변이 HER2-음성 전이성 유방암 성인 환자도 치료 범위에 포함됐다.
제줄라 생존혜택 분명 "혈소판감소증 안전성 이슈 일부 보고"
이러한 임상적 혜택은 올해 유럽임상종양학회(ESMO) 연례학술대회 본회의 자리에서도 공론화 절차를 밟았다.
먼저 제줄라(니라파립)의 'PRIMA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BRCA 돌연변이 여부였다. BRCA 변이 여부에 상관없이 진행성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잡은 첫 PARP 억제제 연구 결과였다는 대목. 연구를 보면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 반응성을 가진 진행성 난소암 환자 733명을 대상으로, 36개월간 위약 대비 니라파립(1일1회)의 유효성을 비교했다.
그 결과, 니라파립 치료군은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유의하게 개선한 것이다. 전체 인원 대상 분석에서 PFS 중간값은 니라파립 치료군이 13.8개월로 위약군 8.2개월 대비 질환 진행이나 사망 위험을 38% 떨어뜨린 것이다. 더불어 24개월차 중간분석에서는, 전체 생존율(OS)는 니라파립 치료군에서 84%로 위약군 77%와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또 한 가지 관전 포인트는, 연구에 상동재조합 결핍(Homologous Recombination Deficiency, 이하 HRD) 유전자 형질을 가진 암환자가 50.9% 포함됐는데 이들을 하위분석한 결과 PFS 중간값은 21.9개월로 위약 10.4개월에 두 배가 넘는 효과를 나타냈다.
그런데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혈소판감소증(thrombocytopenia) 등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중단한 인원이 니라파립 치료군에서 12%로 위약군 2.5%보다는 높게 나왔다. 당시 학계는 "니라파립 단독요법은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이후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표준전략으로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정리했다.
린파자, 현행 표준 아바스틴과 단짝 케미 강조 "PFS 개선 가장 길어"
앞서 작년 유럽임상종양학회에서 첫 선을 보인 린파자의 1차약 임상인 'SOLO-1 연구'에서는 항암화학요법 이후 환자에 유지요법으로 무진행생존기간(PFS)을 뚜렷하게 늘리며 주목을 받았지만, 진행성 난소암 환자에서도 BRCA 돌연변이가 일어난 환자들만을 선택적으로 잡았다는데 일부 제한점이 따랐다.
그런데, 올해 새롭게 발표된 'PAOLA 연구'는 진행성 난소암 치료전략에 조금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현행 표준요법인 베바시주맙과 PARP 억제제 올라파립의 병용전략에서 두드러지는 생존율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올라파립 병용전략은 위험비 감소와 무진행 생존기간 개선에 있어 지금껏 공개된 치료제 임상 가운데 가장 뚜렷한 치료효과를 보인 데이터였다는 점이다.
결과를 보면, 올라파립을 추가한 치료군에서 생존율 상승이 두드러졌다. PFS 중간값은 22.1개월로 위약군 16.6개월 대비 위험비를 41% 낮췄다. 더욱이 임상에 참여한 환자군 역시 수술이나 BRCA 변이 여부에 제한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진료현장에서 마주하는 진행성 난소암 환자들을 대표할 수 있는 결과였다는 것이다.
이외 하위분석에서는 BRCA 변이와 HRD 양성인 환자에서 PFS 중간값이 37.2개월로 현저하게 길게 나왔다.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베바시주맙과 올라파립 병용군의 경우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율이 20% 수준으로 관찰됐다. 연구팀은 "진행성 난소암에 베바시주맙과 올라파립을 병용하는 전략은 유지요법으로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학회관계자는 "진행성 난소암에 1차 치료전략으로 PARP 억제제 계열 표적약들은 암 진행 위험을 상당부분 떨어뜨리며 패러다임 이동을 보여주고 있다"며 "치료의 주된 목표가 1차 치료에 따른 재발 방지에 맞춰진 만큼 이들 표적치료전략의 중요성도 부각되는 상황"이라고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