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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티딘 대체 PPI 장내 급성 감염 논란..안전성 도마위

원종혁
발행날짜: 2019-12-03 05:45:58

프랑스국립보건원, PPI 장기처방 23만명 환자 분석 결과 공개
45세 이상 고령층 PPI 사용과 급성 장내 바이러스 감염 연관성 포착

발암물질이 검출된 위장약(제산제) '라니티딘 사태'로 홍역을 치른데 이어, 대체제로 거론되는 '프로톤펌프억제제(PPI)'의 고강도 장기 처방에 안전성 문제가 지적되고 있어 주목된다.

앞서 보고된 골다공증이나 빈혈 이슈가 아니라, PPI제제를 장기간 처방한 환자에서는 위장관내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대폭 증가한다는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급성 위장관염 감염 이슈는, 45세 이상 고연령군에서 위험도가 컸으며 PPI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 위험도가 80% 수준으로 널뛰면서 안전성 이슈가 포착됐다.

대표적 위장약 치료 옵션으로 꼽히는 PPI제제의 안전성 데이터는 국제 학술지인 JAMA Network Open 11월27일자에 게재됐다(doi:10.1001/jamanetworkopen.2019.16205).

이에 따르면, PPI제제를 장기간 지속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경우 급성 위장관염 감염 위험이 81%까지 높아진데 더해 고령층 환자에서는 위장관내 바이러스 감염 위험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보였다.

책임저자인 프랑스 소르본의대 안나 마리아 빌쿠(Ana-Maria Vilcu) 교수는 "연구 설계에 대상이 된 환자군처럼 겨울철, PPI를 장기 처방받는 환자에서는 장내 바이러스와 관련해 잠재적인 이상반응 등을 주의깊게 모니터링 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명에 따르면, 광범위 다처방약인 PPI제제는 위산의 역류성 질환 등에 많이 처방되는 약물로 위암의 주요 위험인자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제균요법에도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앞서 PPI 또는 H2 수용체 차단제를 장기간 복용한 환자에서는 위암 위험도가 증가하는 문제가 지적됐는데 특히 PPI를 복용한 환자에서 H2 수용체 차단제를 복용한 환자에 비해 위암 발생 위험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평가된 바 있다.

이번 임상에서는 PPI제제가 위산 분비에 강력한 효과를 가진 만큼, 이로인한 위장관 내 병원균에 영향을 미치고 체내 면역체계를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연구팀은 "PPI제제는 다수의 임상연구에서 안전성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런데 장기간 사용에 따라서는 골다공증 관련 골절이나 비타민B12 결핍, 신장질환,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레 등의 장내 감염 등의 문제는 꾸준히 보고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국립보건원(FNIH)의 지원을 받은 이번 대규모 연구를 보면, PPI 사용에 따른 장내 급성 감염 위험도를 평가하기 위해 프랑스 인구의 약 30%에 해당하는 7000개의 지역약국 약물 치료 환자 데이터베이스(Longitudinal Treatment Dyamics Database)를 활용했다.

2015년부터 2016년 겨울기간에 집중해 PPI를 처방 받은 환자들의 경우, 처방 빈도와 관련해 장기 지속치료를 받는 환자들이었다. 총 23만3596명의 환자가 PPI 지속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PPI 치료를 시행받지 않는 62만6887명이 비교군으로 잡혔다. 이들의 연령은 70세(중간값)로 보고됐다.

그 결과, PPI제제로 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3131명 마다 최소 1명 꼴로 급성 위장관염 감염 사례가 확인된 것이다. 이는 PPI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군 4327명마다 1명 발생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낸 셈이었는데, PPI 치료군에서는 급성 위장관염 감염의 발생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81%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이러한 결과지가 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 등의 기저질환 및 연령과 성별을 보정해 분석한 데이터였다는 점에서도 이목을 끌었다.

이 밖에도 PPI제제 사용은 연령과 관련해서도 위험도에 차이를 보였다. 45세부터 64세 연령대에서는 비교적 위험도가 높았지만, 0세~14세와 15세~44세 연령군의 경우 위험도 증가와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 PPI의 지속적인 사용은 장내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증가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을 보였지만, 연구에 사용된 PPI제제의 용량 비교나 대상 환자들의 식습관 등 교련변수를 포함하지 못했다는 것은 제한점으로 꼽힌다"고 보고했다.

논문을 통해 "특히 PPI제제의 장기처방과 관련해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가 유발하는 궤양을 비롯한 중증 식도염, 바렛 식도염, 만성 궤양, 불응성 위식도역류질환, 졸링거 엘리슨 증후군 등의 위장관 궤양과 출혈 증세를 가진 환자에서는 주의깊게 관찰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A 소화기내과 전문병원장은 "PPI제제는 위장약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효과를 가진 약물이다. 효과가 좋은 만큼 안전성도 충분히 고려를 해야한다"며 "위식도질환 환자에 기본적으로 장기처방을 자제하고 환자의 증세를 보고 용량 감량 전략을 펴는 등 모니터링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