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Times
  • 제약·바이오
  • 국내사

백혈병 신약 벤클렉스타 급여권 파란불, 유일 옵션 검증

원종혁
발행날짜: 2019-12-10 05:45:54

ASH 2019, 4년차 추적관찰 업데이트 진행 '사망 81% 줄여'
치료 종료 후 2년간 OS 개선 유지, 재발 예방 'MRD 음성' 비율 높아

만성림프구성백혈병(CLL)에 유일한 3차 치료제인 경구용 '벤클렉스타'가 국내 급여 첫 문턱을 넘어선 가운데, 글로벌 혈액암학회에서 장기간 임상 데이터를 추가로 내놨다.

현행 표준요법과 비교한 치료 4년차 추적관찰 결과, 암의 진행 위험과 사망 위험을 80% 이상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난 것. 특히 CLL 환자의 재발 평가 기준으로 자리잡은 '미세잔존질환(MRD) 음성' 도달률이 높게 나온 것은, 항암제 유효성 근거에 힘을 실어주는 자료로 풀이된다.

벤클렉스타.
7일~10일까지 열리고 있는 제61차 미국혈액학회(ASH) 연례학술대회에는 벤클렉스타(베네토클락스)정의 장기간 사후분석 결과인 3상임상인 'MURANO 연구' 결과가 첫 공개됐다(초록번호 #355). 여기서 벤클렉스타정은 재발 또는 불응성 만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리툭시맙'과의 병용요법으로 지속적인 개선 혜택을 검증해 낸 것.

작용기전상 경구용 B세포 림프종(BCL)-2 억제제 계열약으로는 첫 표적항암제인 벤클렉스타는, 1차 및 2차 항암치료를 진행한 뒤 암이 재발하거나 치료에 불응한 환자들에서 쓸 수 있는 유일한 3차약제로 평가되는 상황.

무엇보다 이번 벤클렉스타의 4년차 추적관찰 결과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따로 있다. 현재 국내에서도 만성림프구성백혈병에 3차 치료 옵션으로 진입한 벤클렉스타정은 올해 5월말 식약처 시판허가를 받은지 6개월만에 급여 첫 문턱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지난 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열고 벤클렉스타정 3개 용량(10·50·100mg)에 대해 급여 적정성 판정을 논의한 바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학회장에서 공개된 MURANO 연구의 4년차 추적관찰 분석 데이터는 업데이트의 중심에 섰다. 임상에 등록된 환자들은 기본 항암화학요법없이 2년간 벤클렉스타 병용치료를 진행한 이들이었다. 여기서 항암제의 주요 효과 판정척도였던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 생존기간(OS)에 개선 효과를 확인한 것이다.

더불어 벤클렉스타 병용치료는 현행 '벤다무스틴'과 리툭시맙 병용조합 대비 관해유도 치료 후 미세잔존질환(minimal residual disease, 이하 MRD) 음성률이 높게 나타났다.

애브비 본사측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결과 베네토클락스 고정치료는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에 질병 악화나 사망 위험을 줄이는 혜택 근거를 뒷받침한다"며 "현재 베네토클락스 병용요법과 관련한 다양한 임상프로그램을 통해 혈액암 표준치료 옵션으로 전환하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현행 표준치료 대비 질병 질환 또는 사망 위험을 81% 개선시킨 측면이 이러한 임상적 근거를 강력하게 시사한다는 결론이었다. 임상의 책임저자인 호주 로얄멜버른병원 피터맥칼럼 암센터 존 세이무어(John Seymour) 교수는 "지속적인 개선효과와 관리 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이 관찰됐다"면서 "재발 또는 불응성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에서는 유효 옵션으로 충분히 주목할 만 하다"고 평가했다.

재발 평가 기준 'MRD 음성' 도달 환자군 64%, 안전성 이상무

이번 연구를 살펴보면, 총 4년간의 추적관찰 기간 2년간의 베네토클락스 병용요법을 완료한 환자들에서 개선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했다. 임상에는 최소 한 가지 이상의 항암치료 경험을 가진 389명의 환자가 등록됐는데, 참여자들의 연령 중간값은 65세였다.

이에 따르면, 벤타무스틴+리툭시맙 병용요법 대비 PFS는 81%를, OS는 59% 감소시키는 혜택을 보였다. 또한 치료가 끝난 이후 24개월간의 관찰 결과에서도, 연구자 임상 평가에 따르면 베네토클락스 병용군의 PFS가 57.3%로 벤다무스틴+리툭시맙 치료군 4.6%과 비교해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OS 분석에서도 4년간 사건 발생이 없는 경우는 85.3%로 벤다무스틴 병용군 66.8%에 비해 앞선 혜택을 보였다.

재발과 관련한 중요 평가 지표인 'MRD 음성' 도달 환자군의 비율이 64%로 높게 보고된 것도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였다. 이들의 87%가 치료 이후 2년간 질병 진행없이 개선효과를 유지했다는 대목. 여기서 MRD 음성의 정의는 혈액 및 골수 속 CLL 세포가 백혈구 1만개당 1개 미만으로 존재하는 경우였다.

연구팀은 "재발과 관련해 베네토클락스 병용치료는 벤다무스틴+리툭시맙 치료에 비해 MRD 음성률이 높았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앞서 각각의 단독요법에서 보고된 안전성 프로파일과 일치했다. 작년 업데이트된 MURANO 연구 결과 이후 새롭게 관찰된 중증 부작용 이슈가 발생하지 보고되지 않았던 것.

다만, 비흑색종성 피부암을 제외하고는 벤다무스틴 병용치료에서 흑색종이 1례 보고된데 비해 흑색종 및 유방암이 각각 1례씩 베네토클락스 병용 코호트 분석결과에서 보고됐다.

한편 베네토클락스는 BCL-2 억제제 계열 퍼스트인클래스 약물로 미국 이외 지역에서는 애브비가 상업화 판권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벤클렉스타정은 '화학면역요법 및 B세포수용체 경로 저해제에 재발 또는 불응인 만성림프구성 백혈병환자에게 단독요법'으로 쓰도록 허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