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Times
  • 제약·바이오
  • 국내사

감염전문가가 평가하는 조플루자 기대효과...내성 치료에 특효

원종혁
발행날짜: 2019-12-17 12:09:24

뉴라미다아제 억제제 단일 계열 권고해와, 20년만 새 작용기전 진입
l1회 복용 바이러스 복제 초기단계 작용, 대유행 예방 및 내성 치료 기여

"(인플루엔자 환자에서) 항바이러스제의 적극적 사용은 고위험군에 입원 및 사망, 합병증 위험을 낮추는데 목적이 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를 비롯한 5세 이하 소아, 임신부, 만성 기저질환 등의 고위험군에는 적극적인 항바이러스제의 사용이 추천되는 것이다.

최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으로 1회 경구 복용의 치료제가 20년 만에 개발된 것은, 환자의 증상 관리 뿐 아니라 대유행 상황에서의 전염 예방 및 기존 뉴라미다아제 억제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들에서의 치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된다.

정희진 교수가 국내 인플루엔자 치료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17일 인플루엔자 치료제 조플루자(발록사비르마르복실) 국내 허가 간담회에 참석한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정희진 교수는 이 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인플루엔자의 심각성과 치료 현황, 그리고 국내 인플루엔자 치료에서 신규 치료 옵션인 조플루자의 역할에 대한 전문가 견해가 공유됐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은 세계 1등이다. 그런데, 매년 전염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인플루엔자가 속한 RNA 바이러스의 특징이 복제과정에서 수많은 변이를 만들어내는 특징을 가진다"면서 "그 가운데 변이 빈도가 많은 H3N2가 활성화되는 시기에는 유행할 바이러스 백신을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년 유행하는 바이러스 중에는 상당히 높은 전염력을 가진 인플루엔자는, 대부분 1주일이면 회복되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학동기 연령에서는 밀폐된 장소에서 장시간 노출되기 때문에 이차적인 전염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라며 "나아가 고령자나 만성질환에서도 폐렴이 발생할 경우 합병증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 인플루엔자를 사회적으로도 신경써야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항바이러스제 내성으로 인한 현재 인플루엔자 치료에는 단 하나의 계열 약제만 권고돼 왔다. 그동안 뉴라미다아제 억제제 시대 이후 새로운 기전의 약제가 나왔다는 것은 치료 영역에서도 상당히 바람직한 일"이라고 밝혔다.

"오셀타미비르와 병용치료 치료 및 만성질환 동반 소아층에 우선 사용 기대"

이와 관련해 조플루자는 지난달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성인 및 만 12세 이상 청소년의 인플루엔자 A형 또는 B형 바이러스 감염증'의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주목할 점은, 해당 신규 치료제가 약 20년 만에 개발된 새로운 작용 기전의 항바이러스제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복제에 필수적인 중합효소 산성 엔도뉴클레아제(polymerase acidic endonuclease)를 억제해 바이러스의 복제 초기 단계부터 진행을 막고 바이러스 증식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대목이다.

특히 조플루자는 단 한 번의 경구 복용으로 인플루엔자 증상을 신속하게 완화시킬 뿐 아니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시간을 단축시켜 전염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치료 옵션으로 평가된다.

국내 허가는 12세 이상, 64세 이하의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은 급성 인플루엔자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CAPSTONE-1 연구' 및 12세 이상 인플루엔자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CAPSTONE-2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건강한 성인과 청소년 대상의 CAPSTONE-1 주요 결과를 보면, 증상 완화까지 소요된 시간의 중간값은 조플루자 투여군에서 위약 투여군 대비 약 26.5시간 빨리 완화됐다. 또한 조플루자는 대조군에 비해 보다 빠른 바이러스 수치 감소 효과를 보였다. 조플루자는 24.0시간(약 1일) 만에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환자 비율을 절반까지 줄였으며, 이는 위약(96.0시간, 약 4일)과 오셀타미비르(72.0시간, 약 3일) 대비 유의하게 단축된 수치였다.

고령 환자 및 만성질환자를 비롯한 인플루엔자 고위험군 환자군를 대상으로 한 CAPSTONE-2 결가에서도, 고위험군 환자군의 증상 완화까지 소요시간 중간값은 73.2시간(약 3일)으로, 위약 투여군(102.3시간) 대비 약 29시간 단축됐다.

또한 조플루자는 48.0시간(약 2일)만에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환자의 비율을 절반까지 줄여, 위약(96.0시간)과 오셀타미비르(96.0시간) 대비 약 50%로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이재갑 교수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해당 데이터는 임상현장에서 영향력이 더 큰 결과들로, 관련 임상이 진행될 당시가 변이가 심한 H3N2가 유행하는 시기였다는 점이 조플루자의 유효성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조플루자의 경우 추후 오셀타미비르와의 복합치료 가능성과 더불어 초기에는 만성질환이 있는 소아청소년층에서 우선 사용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이제부터 증명이 시작될 것"으로 덧붙였다.

한편 조플루자는 작년 2월 일본 후생노동성에 이어 같은 해 10월 미국FDA로부터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