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54개 보건소 중 99곳만(38.9%) 의사 보건소장 근무 보건정책에 관심많아도 낮은 처우 개선 안돼 외면 일쑤
"지역보건에서 의사보건소장이 필요하다는 당위성은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그 수가 적고 의과대학 교육에서도 관심이 줄고 있어 안타깝다."
보건소는 관할 시‧군‧구 전체 지역주민의 건강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공중보건사업을 추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건소를 총괄하는 보건소장의 역할 또한 의사가 최고의 적임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열악한 처우와 떨어지는 관심으로 실제 현장에 위치한 의사보건소장이 적은 것이 현실로 다방면으로 의사 보건소장을 늘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이 같은 내용은 27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동계학술대회에서 대한공공의학회 김혜경 회장이 실시한 '공중보건의 이해와 의사보건소장의 필요성' 발표에서 나왔다.
김혜경 회장에 따르면 전국 지역보건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의사는 전체인력 중 10%를 차지하고 있으며▲보건소 834명 ▲보건지소 및 진료소 1357명 등 총 2191명의 의사가 근무하고 있다. 이중 공중보건의사(이하 공보의)는 1713명이 근무 중이다.
또한 전국 254개 보건소 중 의사보건소장이 근무하는 곳은 99곳(38.9%), 반면 의사보건소장이 아닌 보건소는 155곳(61.1%)으로 아직도 3분의 2 이상의 보건소에서 의사가 아닌 보건소장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김혜경 회장은 "의사들은 의사 보건소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막연한 측면이 있고 국민과 국가에서 인정하는지는 의문"이라며 "하지만 30년간 보건소장으로서 근무한 경험을 생각할 때 의사 보건소장이 적합하고 이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의사가 간호사, 의료기사, 기타 인력을 이끌고 환자를 치료하는 리더로서의 역량을 가진 만큼 보건소장으로서의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의견. 다만, 김 회장은 보건소장으로서 공중보건에 대한 역량을 키울 필요는 있다고 전제했다.
문제는 여전히 직업으로서의 보건소장이 많은 의사들이 지원하기엔 상대적으로 열악한 처우를 가지고 있다는 점.
김 회장은 "보건소장이 공무원으로서의 신분보장이나 연금 그리고 주말에 근무를 하지 않는다는 개인적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며 "하지만 임상의사외 비교해 월수입이 낮고 승진이 안 된다는 뚜렷한 약점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러한 큰 약점을 딛고 우수한 인력을 얻기 위해서는 정부도 커리어 패스에 대한 대책을 고민해 봐야하는 문제가 있고, 현장의 보건소장도 역량을 증명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공보의들이 일차보건에서 좀 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공협은 일차의료에서 역할 변화를 위해 공공의학회, 예방의학회 등과 함께 보건교육사업에서 목소리를 내기 위한 방향을 고민 중에 있다.
김 회장은 "공보의가 공중보건 정책에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정부도 공보의 개인에게도 모두 역량을 낭비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공보의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이를 활용하려는 고민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각 보건소에서 평가나 전무가로서의 역할 양성이 필요하다는 계획을 공공의학회와 예방의학회 복지부에 건의하고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정부에도 필요성을 인식해 정책으로 실행한다면 정부에도 도움이 되고 공보의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