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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피뎀 아성 넘보는 불면증 치료제 '렘보렉산트' 어떤 약?

원종혁
발행날짜: 2020-01-03 05:45:57

에자이 개발 '오렉신' 이중억제기전, 미FDA 허가 이어 JAMA 결과 발표
졸피뎀 대비 수면 시점 앞당겨 "수면 유지 60분 이상 연장 주목"

성인 불면증 환자에 다빈도 처방약제로 자리잡은 '졸피뎀'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새로운 작용기전의 불면증 치료제가 시장진입을 본격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중 오렉신 수용체 길항제(dual orexin receptor antagonists)'로 분류되는 신약 물질은, 주요 글로벌 허가당국에 시판허가를 획득한 상태로 졸피뎀에 비해 수면 돌입 시간이나 수면 유지시간을 뚜렷하게 늘리는 개선효과를 제시한 것이다.

특히, 55세 이상의 성인 환자에서는 밤사이 수면 유지시간이 60분 이상 연장되면서 유효 약물 옵션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렘보렉산트는 에자이제약의 차기 불면증약 파이프라인으로 최근 FDA로 부터 시판허가를 받았다.
최근 에자이제약이 신규 불면증 치료제로 시판허가 작업을 본격화한 '렘보렉산트(Lemborexant)'가 3상임상 결과를 내놓으면서 시장진입에 파란불을 켰다. 국제학술지인 JAMA 2019년 12월 27일자에 게재된 주요 논문에선, 위약을 비롯한 졸피뎀 서방정에 비해 우월성을 입증했다(doi:10.1001/jamanetworkopen.2019.18254).

주목할 점은 일부 해외지역의 경우 제품명 '데이비고(Dayvigo)'로 확정지으면서, 학술지 게재 4일전 미국FDA로부터 성인 불면증에 시판허가를 획득했다는 대목이다. 허가 내용을 보면, 수면 발생 시점이나 수면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성인 불면증 환자가 주요 처방 대상이었다.

실제 기대를 모았던 3상임상 결과에서도 위약과 졸피뎀 대비 수면에 드는 시점을 앞당기는 동시에 수면 유지 시간을 유의하게 늘렸다는 평가다.

책임저자인 아틀랜타신경임상센터 러셀 로젠버그(Russell Rosenberg) 교수는 논문을 통해 "나이가 많은 성인 불면증 환자일수록 수면 유지에 더많은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렘보렉산트는 해당 인원에서 충분한 개선효과를 가진 유효 옵션으로 고려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불면증약들 부작용 문제 많아, 오렉신 수용체 이중 억제기전 "새로운 계열 주목"

렘보렉산트는 작용기전상 '오렉신(orexin)'과 '히포크레틴(hypocretin)' 수용체 길항제로 분류된다. 수면을 촉진하는 오렉신의 신호전달을 차단하는 작용기전을 가지는데, 여기서 오렉신 자체가 잠에서 깨는 각성 상태를 촉진하는 뇌의 신경펩티드(neuropeptide)라는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에 게재된 불면증 환자 대상의 'SUNRISE I 연구'에서 렘보렉산트의 개선효과가 분명히 드러난다. 해당 임상은 55세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3상임상 결과지였다.

임상에는 미국 및 유럽지역 67개 의료기관에서 1006명의 성인 환자들이 참여했으며, 이들을 4개 환자군으로 분류했다. 렘보렉산트5mg 치료군 266명을 비롯해 렘보렉산트10mg 치료군 269명, 졸피뎀 서방정(6.25mg) 치료군 263명, 위약군 208명이었다. 2016년 5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진행된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63세로, 86%가 여성 환자들이었다.

주요 결과를 보면, 렘보렉산트 치료군의 경우 대부분의 임상 참여자들이 약물을 투여한지 20분 내로 숙면에 들면서 수면 시점을 앞당기는 개선효과를 보였다. 또한 약물 치료 이전과 비교해 밤시간대 수면 유지시간이 60분 이상 연장된 것도 차별되는 결과였다.

연구팀은 "현재 불면증을 겪는 고령 성인에서 일차적으로 인지 행동치료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는 충분한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후 다음단계로 약물 치료를 고려하고 있으나, 지금껏 나온 약물에서는 수면 발생과 유지효과에 괄목할 만한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이러한 약제들에서도 복용 후 낙상이나 골반 골절, 의도치 않은 신체적 손상 등 주요 이상반응 이슈가 끊이지 않고 제기됐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연구에서는, 렘보렉산트 저용량군과 고용량군 모두에서 위약군 대비 수면 발생 시점과 수면 유지에 우월성을 나타냈다. 더욱이 졸피뎀 치료군과 비교해서도 호의적인 개선 결과는 비슷하게 이어졌는데 다만, 렘보렉산트10mg 치료군에서 이러한 개선결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밤에 소등을 한뒤 잠에 들려고 준비하는 시간을 비교 분석한 결과에서도, 렘보렉산트 두 개 용량 치료군의 경우 위약이나 졸피뎀 치료균에 비해 시간이 단축됐다. 전반적으로, 치료 1개월 이후 렘보렉산트를 투약한 환자들에서는 불면증 중증도 지표(Insomnia Severity Index) 개선을 놓고 위약 대비 유의한 개선혜택을 확인한 것으로 보고했다.

12개월 추적관찰 결과, 안전성과 관련 렘보렉산트 치료군에서 악몽과 졸림(somnolence) 증상이 5% 이상으로 관찰됐지만 위약군에서는 이보다 두 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고령 수면장애 환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물 옵션이 제한된 가운데 눈여겨 볼 결과"라면서 "또 다른 3상임상인 SUNRISE II 연구가 진행 중이고, 알츠하이머 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수면장애 개선효과를 평가 중인 임상 결과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오렉신 수용체를 이중으로 저해하는 기전의 새로운 약물 옵션은, 수면 장애에 직접 작용한다는데 잠재적 가치가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