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신년 정기인사를 앞두고 세종청사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최고위 공무원인 실장급 교체 가능성이 희박한 가운데 국과장급의 대거 수평이동이 점쳐지는 형국이다.
5일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보건복지부가 2월 정기인사를 위해 과장급 이하 서기관과 사무관, 주무관 대상 근무 부서 신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무원 대상 근무 부서 신청서 제출은 새해 정기인사 전단계로 인사과가 작성한 복수 안을 토대로 실국장으로 구성된 인사위원회를 거쳐 복지부 장관이 최종 인사 발령한다.
이번 인사의 관건은 일반직 고위공무원(일명 고공단) 변동 여부이다.
현재 복지부는 강도태 기획조정실장(행시 35회, 고려대 무역학과)과 노홍인 보건의료정책실장(행시 37회, 충남대 행정학과), 배병준 사회정책실장(행시 32회, 고려대 사회학과), 양성일 인구정책실장(행시 35회,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등 실장 4명이 김강립 차관과 박능후 장관을 보좌하고 있다.
올해 3년차 장수장관 기록을 경신 중인 박능후 장관의 '실장들은 함께 간다'는 소신이 유효하다면 실장 중 용퇴 가능성은 낮다.
문제는 실장 승진을 기대한 국장들과 일반직 고위공무원 진입을 기대하는 고참 과장(부이사관)들이다.
전 정부의 악습인 일방 통행식 명예퇴직을 종용할 수 없는 문재인 정부에서 자진 사퇴 없이는 국과장의 한 단계 승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보건의료 핵심 국장인 김헌주 보건의료정책관(행시 36회)과 이기일 건강보험정책국장(행시 37회), 나성웅 건강정책국장(행시 39회) 모두 배치된 지 6개월도 안된 부분도 정기인사의 변수다.
복지부 한 간부 공무원은 "공무원은 장기판에 놓인 말과 같다. 인사권자가 결정해 발령하면 그대로 이동해야 하는 게 공무원들의 숙명이다. 다만, 당사자도 발령 당일 아는 현정부 인사 방식이 변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의료 분야 과장급 중 곽명섭 보험약제과장(변호사 출신)과 윤병철 약무정책과장(행시 46회) 교체는 유력하다.
2년 10개월 간 보험약제를 총괄한 곽명섭 과장의 경우, 이미 중국 파견이 예정됐다는 점에서, 의료인 및 약사 리베이트와 약사회를 3년 3개월 간 최장기 담당한 윤병철 과장은 올해 7월 해외유학 파견이 확정됐다는 점에서 변수가 없는 한 후임 인선이 확정적인 상태다.
더불어 대변인실 조승아 홍보기획담당관(행시 49회)과 복지정책과 임강섭 커뮤니티케어팀장(행시 49회), 국제협력담당관 이해희 사무관(보건직) 등도 공무원 해외유학 시험을 패스해 부서 이동이 예상된다.
정가에 능통한 의료계 관계자는 "4월 총선 전후 교체 가능성이 높은 박능후 장관의 사실상 마지막 인사"라면서 "국과장급 수평이동과 더불어 부이사관과 서기관, 사무관 승진 등 경우에 따라 대폭적인 부서 이동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복지부 정기인사와 별개로 복지부를 담당하는 사회수석 교체도 주목할 대목이다.
국민연금공단 김성주 이사장(전 국회의원)의 전주 총선 출마에 따른 연금전문가인 청와대 김연명 사회수석(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임명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차기 사회수석으로는 문캠프 보건복지 전문가 출신과 복지부 출신 공무원 중 낙점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1월 현재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실은 정동일 사회정책비서관(숙명여대 교수)을 위시해 복지부 출신 이형훈 선임행정관(행시 38회)와 박재만 행정관 그리고 최근 발령된 더불어민주당 비서관 출신 구슬기 행정관 등을 중심으로 보건복지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