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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신장병 10년간 급증세, 신독성 약물 처방 증가도 문제

원종혁
발행날짜: 2020-01-08 05:45:55

260만여명 대상 CKD 코호트, 'CURE-CKD' 레지스트리 분석 결과
신장보호효과 가진 RAS 억제제 계열 처방 저조 문제점 지적

만성신장질환(CKD) 유병률이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질환의 악화를 예방하는 약제 처방률이 낮게 조사되면서 환자 관리 전략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여년간 환자수 증가와 고위험군으로 꼽히는 당뇨병, 고혈압 진단 환자들은 급증세를 맞았으나, 신장보호효과를 가진 약제들의 사용률은 여전히 저조했기 때문이다.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잠재적으로 신독성을 가진 NSAID나 프로톤펌프억제제(PPI)의 약물 사용이 광범위하게 늘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인 'CURE-CKD 레지스트리' 분석 자료는, 12년간에 걸쳐 총 260만여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데이터로 국제학술지인 'JAMA Network Open' 2019년 12월 20일자에 게재됐다(doi:10.1001/jamanetworkopen.2019.18169).

제1저자인 캘리포니아의대 케서린 터틀(Katherine R. Tuttle) 교수는 "이번 대규모 리얼월드 결과는, CKD 고위험군과 진단 환자들에서 생존혜택을 늘리고 보다 효과적인 약물 관리전략을 고민해볼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결과가 만성신장질환자들의 의무기록 등록사업인 'Center for Kidney Disease Research, Education, and Hope(이하 CURE-CKD)'의 최신 분석 데이터라는 점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전세계 코호트 등록사업으로 환자들의 진료기록과 검사수치, 처방기록, 활력징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자료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12년간 CKD 증가세 이어져, 당뇨병 및 고혈압 동반 늘어

레지스트리 분석 프로그램을 보면, 연구에는 성인과 소아청소년층을 모두 포함해 CKD 환자 262만5963명이 등록됐다. 여기서 말기신장질환 환자들은 제외됐고, 성인 참여자들의 대부분은 CKD 고위험군으로 전당뇨, 당뇨병 또는 고혈압을 진단받은 환자들이었다.

이 가운데 총 60만6064명(23.1%)의 성인 환자가 연구의 CKD 분류기준에 부합하는 인원에 해당됐다. 선별조건에는 사구체여과율(eGFR)을 비롯한 알부민뇨(albuminuria), 단백뇨(proteinuria) 측정 결과 등을 기준으로 했다.

그 결과, 2006년부터 2017년까지 CKD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상승곡선을 만들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CKD 유병률은 1.6% 증가한데 이어,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5.7%,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8.4%가 통계저으로도 유의하게 상승한 것이다.

더욱이 이들 진단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70세로, 55.9%가 여성이 차지했다. 연구팀은 "사구체여과율을 기준으로만 평가했을 때에도, 연령 및 성별, 인종 등 변수교정을 하더라도 CKD 유병률이 22.6%로 높게 나온 것은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KD 진단 환자 가운데 알부민뇨와 단백뇨 소견을 보인 성인 환자는 각각 5만2551명(8.7%), 2만5035명(4.1%)으로 "CKD 평가에서 알부민뇨와 단백뇨 검사는 드물게 보고됐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소아청소년층에서도 유병률은 1만2591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0.4% 수준의 분포를 보인 것이었지만, 평균 연령이 6세 수준으로 낮았다는 점과 여아(56.2%)서 유병률이 높게 나온 것이 고려할 사항으로 꼽혔다.

이외에도 사구체여과율과 관련, CKD 카테고리 1~2기에 해당하는 환자는 22.7%, 카테고리 3기는 53.9%, 카테고리 4기 6.5%, 카테고리 5기 환자는 3.4%로 보고되며 카테고리 3기에 해당하는 CKD 환자들의 분포가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신장보호효과 RAS 억제제보다 신독성 NSAID 처방 증가세 뚜렷"

약물 사용 실태에서도 문제점은 거론됐다. 일반적으로 신장보호효과(renoprotective effect)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RAS 억제제' 계열 약물의 처방은 오직 CKD 성인 환자 다섯명 중 한명 꼴인 20.6%로 낮게 조사된 것이다.

반면, 잠재적인 신독성(nephrotoxins) 문제가 지적되는 '비스테로이드성항염증제(NSAIDs)'나 '프로톤펌프억제제(PPIs)' 등은 다처방약으로 CKD 환자의 33.7%에서 광범위 처방이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레지스트리 등록사업팀은 논문을 통해 "CKD 환자 가운데 3a기~5기에 해당하는 환자의 경우, 연구기간 RAS 억제제 사용이 증가한 부분은 관찰됐지만, 동기간 NSAID와 PPI 처방이 동반 상승한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호트 분석 인원의 75.1%가 CKD 진단을 받지는 않았지만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환자들이 많았다"며 "CKD 발생에 가장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당뇨병 환자가 26%, 두 번째 요인으로 꼽히는 고혈압 환자가 48.4%로 나타난 이유"라고 덧붙였다. 고혈압과 당뇨병, 전당뇨를 함께 동반한 환자들은 25.6%로 높은 분포를 보였다.

한편 이번 코호트 분석 사업 발표와 함께 미국의학회는 논평을 통해 "CKD 환자의 3분의 2 수준에서는 당뇨병과 고혈압, 전당뇨를 동반한 경우가 보고되며, 알부민뇨와 단백뇨 검사율이 낮다는 점과 ACE 억제제와 ARB 계열 약제의 처방율이 여전히 낮게 나오는 상황"이라며 "만성 신장질환자들의 주요 사망 원인이 심혈관질환으로 보고되는 상황에서 예방약제인 스타틴과 아스피린의 사용률이 적다는 것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