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Times
  • 학술
  • 학술대회

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리, 식이염증지표 새 평가툴로 부상

원종혁
발행날짜: 2020-01-10 05:45:58

식이염증지표 'DII' 연구 활발, 당뇨병 중증도 연관성 첫 보고
NCHS 주도 국가 연구, DII 1점 상승시 위험도 최대 43% 증가

염증 유발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인원에서는, 당뇨병의 중증도가 동반 상승한다는 새로운 임상 근거가 나왔다.

만성신장병(CKD)을 비롯한 심혈관질환(CVD) 등 다양한 만성질환들에서 주요 관리 지표로 '식이염증지수(Dietary Inflammatory Index, 이하 DII)'에 대한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당뇨병 중증도와의 연관성도 포착되기 시작한 것이다.

무엇보다 DII가 체내를 순환하는 염증성 바이오마커들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부분에서, 추후 환자 관리지표로 활용하는 방안에도 이목이 쏠린다.

미국국립보건통계센터(National Center for Health Statistics, NCHS) 주도로 진행된 최신 임상프로그램은, 미국가정의학회(American Board of Family Medicine) 학술지 작년 12월호에 게재됐다(J Am Board Fam Med. 2019;32(6):801-806).

여기서 당뇨병 치료에 주요 기준이 되는 당화혈색소(HgbA1c)가 9%를 넘긴 환자에서는 DII 지표가 1 포인트 오를 때마다 중증도가 많게는 43%까지 증가한 것이다. 특히, 20세 이상의 성인 당뇨병 관리 전략에는 DII 평가가 필수적으로 고려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NCHS는 "질병 발생의 고위험군에서는 식품 자체의 질과 염증반응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한 기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면서 "DII는 대표적인 염증 바이오마커들인 IL-1β, IL-4, IL-6, IL-10, TNF-α, C반응성단백질(CRP)이 포함된 고칼로리 정크 푸드 등 특정 음식 유형을 평가해 수치로 계산해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DII 지표는 다양한 만성질환들에서 연관성이 연구되는데, 만성신장질환을 비롯한 심혈관질환, 우울증, 대사증후군 등이 대표적 사례"라며 "주요 만성질환에 속하는 당뇨병의 경우엔 DII 지표와의 관련성을 평가한 연구결과들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첫 분석 결과지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를 보면, 2013년부터 2014년까지 국가건강영양평가조사(NHANES)에 등록된 4434명의 성인 당뇨병 환자들이 분석 대상이었다. DII 지표는 24시간 식품 섭취 자료를 집계해 계산했으며, 로지스틱 회귀 분석으로 진행된 임상에는 결과에 영향을 주는 잠재적인 교란변수들을 모두 배제시켰다.

그 결과, 평균 49.4세의 성인 환자들의 체질량지수(BMI)는 29.3kg/m2이었으며, 평균 DII 지표는 0.65로 계산됐다. 참여자들의 염증지표 범위가 −3.41에서 9.05로 비교적 넓게 분포했는데, 통상적으로 DII 지수가 높을 수록 염증 반응도 높았다.

"식이염증지표 당뇨병 중증도 관련 있다" DII 지표 연구 급부상

주목할 점은 ,이들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들에서도 DII 지표가 높았다. 당뇨병 환자와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환자들에서는 각각 0.79와 0.50으로 작은 차이를 보였지만, 당화혈색소가 높은 당뇨병 환자일수록 식품염증지표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관찰된 것이다.

당화혈색소 수치가 9%를 넘긴 환자들에서는 식이염증지표가 1.37로, '6.5%에서 9% 범위'에 해당하는 당뇨병 환자 0.54와는 2배 이상의 차이가 벌어졌다. 또한 당화혈색소가 6.5% 미만으로 잘 조절된 환자들에서는 식이염증지표가 0.50으로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환자들과 같은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더불어 식이염증지표의 변화에 따라 당뇨병의 위험도가 함께 상승한다는 점도 주목할 데이터로 꼽혔다. DII 지표가 1 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당뇨병 위험도가 13% 올라갔기 때문. 당뇨병의 중증도와 관련해서도, DII가 1 포인트 올라갈 때마다 당화혈색소 수치가 9% 이상으로 증가할 위험도는 43%까지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NCHS는 이번 분석 결과에 대해 "최근들어 연구가 많이 되고 있는 DII 지표는 당뇨병의 중증도와도 연관성이 포착된다"면서 "특히 당화혈색소가 9%를 넘긴 환자들에서는 이러한 상관관계가 더욱 뚜렷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후 관련 연구들을 진행해 당뇨병 환자들의 관리 전략에는 위험도 평가툴로 식품과 DII 지표를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정리했다.

한편 작년 한해동안 이러한 DII 지표 관련 연구는 관절염과 우울증, 신경퇴행성 질환 등의 발생 위험도 등을 끌어올린다는 메타분석 결과들이 여러편 보고된 바 있다(Epidemiol Rev. 2019 pii: mxz005).

여기서도 10편의 DII 관련 논문을 비교 분석한 결과에서는, 높은 식이염증지수가 인지기능의 감퇴 등 신경퇴행성 질환의 증상과 다발성 경화증 발생 위험을 올리는 것과도 연관성을 가진다고 평가했다. DII가 높은 음식일 수록 전신 염증을 증가시키므로, 다양한 염증반응에 취약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