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 "제네릭 리베이트 사건과는 달리 봐야" 문 모 전대표 포함 경영진 및 전문언론사도 무죄 판결
2016년 불거진 '노바티스 불법 리베이트' 사건에 대해 법원이 1심공판에서 한국노바티스에는 벌금 4000만원을, 당시 경영진이던 문모 전 대표에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리베이트의 사건은 근절돼야한다는 기조를 분명히 밝히는 한편, 해당 사건이 제네릭(복제약) 불법 리베이트 사건과는 다르게 치료 인식 개선을 위한 항암제 전문약의 효능을 알리는 것이 어느정도는 필요할 수 있기에 추후 전문약 광고 마케팅에 있어 명확한 기준 정립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달았다.
17일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5단독은 약사법 위반 사건의 한국노바티스 공판에서 의약품공급자인 회사측에는 벌금 4000만원 및 문 전 대표를 비롯한 당시 사업부서장 등에 무죄 및 면소 판결을 내렸다.
다만 당시 관련제품 부서장 A씨에는 징역 1년 및 집행유예 2년을, 다 섯개 의료전문지 가운데 두 개 매체 대표 B와 C씨에 각각 징역 8개월과 집행유예 2년, 벌금 1500만원, 2000만원형을 선고했다.
앞서 2016년 서울서부지검 의약품 리베이트 합동수사단은 한국노바티스는 물론 관련 의학전문지,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등을 압수수색했다. 의학전문지에 광고비를 집행한 뒤 좌담회, 자문료 등으로 의사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는 혐의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2016년 8월 수사단은 2011년 1월∼2016년 1월, 5년간 한국노바티스가 의학전문지 및 학술지를 통해 일부 의사에 25억 9000만원 상당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며 관련 임직원 및 전문지 관계자 34명을 불구속 기소한 것.
기소 직후 노바티스 측은 입장문을 통해 "일부 직원들이 KRPIA에서 제정한 공정경쟁규약에 위배되는 방법으로 일부 의료 종사자들의 해외 학술대회 참가를 지원한 것을 확인했다"고 일부 인정했지만 "그러나 우리는 한국노바티스 경영진의 용인 하에 이러한 행위가 이뤄졌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3년여간 진행된 20여 차례의 공판에서 노바티스는 주관한 좌담회 등이 합법적인 광고 수단이었음을 주장하며 검찰의 조사결과에 팽팽히 맞섰다. 이에 더해 경영진이 해당 사안을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책임 여부가 쟁점이었다.
당시 검찰 측은 좌담회 등 행사에 소요되는 비용에 대해 경영진 결제가 있었다는 부분을, 노바티스 측은 담당자의 별도 보고 없이는 구체적인 내용을 알기 어렵다는 점을 주장해왔다.
그사이 보건복지부는 노바티스가 리베이트를 제공한 의약품 9개 품목에 대해 2017년 8월부터 6개월간 급여정지 처분을 했고 글리벡 등 33개 품목에는 559억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하기도 했다.
그러다 작년 11월 검찰은 문 모 전 대표에는 징역 1년 6월, 임원 3명에게는 각각 징역 1년, 임직원 1명에게 징역 10월, 한국노바티스측에는 벌금 4500만원을 구형했다. 관련 의학전문지 대표에게도 징역, 혹은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노바티스 임직원과, 노바티스주식회사, 의학전문지가 포함된 이번 사안의 쟁점은 관련자들이 불법적인 리베이트를 제공했는지, 의학전문지는 해당 사건에 어떻게 가담했는지였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노바티스가 불법 사건을 인지하고 피고인들이 각각 범죄를 공모했는가 인데, 사건의 행위자인 의학전문지 담당직원들과 노바티스 담당 프로덕트 매니져들 등이 만나서 범죄를 공모했는가 하는 공동정범으로 볼 증거가 없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의학전문지를 통해서 의료진들에 불법리베이트를 진행했는가도 쟁점이었지만, 문제가 된 기간에 집행된 전체 광고비 중 전문지에 제공된 비용이 10% 수준으로 일부에 그친다는 점에서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대규모 광고비를 집행하는데는 의문이 든다"며 "당시 좌담회 등의 컨텐츠가 활발히 진행되고 이러한 행위가 위법성에 대한 확정적 인식이 없었음을 확인했다. 사업부별 상황이 다르고 일부 피고인들의 행위를 증언했다하여 나머지 피고인들에 같은 죄를 물을 수는 없다. 추후 이에 대한 기준 정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