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협, 환자접촉 가능성 높음에도 방역 사각지대 지적 한희철 이사장 "각 대학·병원에 실습생 안전 확보 요청"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여파가 의대생 실습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일부 병원에서 실습학생이 적절한 예방지침을 교육받지 못하거나 필요한 물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는 지난 30일, 우한 폐렴 관련 실습 학생 보호조치 강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40개 의과대학과 병원 학생담당부서 그리고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이하 KAMC)에 발송한 상태다.
메디칼타임즈가 확보한 공문 내용을 살펴보면 "병원 실습 학생들의 경우 전국의 각 병원마다 상황이 상이함에 따라 적절한 예방지침을 전달 또는 교육받지 못했거나, 필요한 물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문에는 "감염 위험 지역이나 의심 환자 등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등 적절한 보호 조치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많다"고 언급됐다.
의대협 관계자는 "특정 한 병원이 아니라 일부 실습병원에서는 마스크도 안 주고 있는 상황이다"며 "병원이 우한 폐렴과 관련해 환자들에게 선제적 대응을 잘 하고 있지만 디테일을 살펴보면 실습학생들에 대한 대처는 부족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이 우한 폐렴 감염에 대한 우려보다 자칫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자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현재 의대협이 공문으로 전한 내용은 ▲확진자 입원 병원의 경우 실습 병원 변경 및 실습 기간 조정 ▲필수 예방 지침의 전달 및 감염 관리 교육 시행 ▲마스크를 포함한 보호장구 등 감염 관리에 필수적인 물품의 적극적인 제공 ▲실습 과 이동 등을 통한 원내 위험 지역 및 격리 환자군과의 접촉 방지 등 총 4가지다.
의대협 전시형 회장은 "실습 기간을 미루는 것은 커리큘럼 등의 문제로 어려워도 응급의학과를 도는 실습생을 다른 과 실습을 먼저 하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또 확진자가 있는 병원의 경우 해당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에서 실습이 가능하도록 조치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KAMC 한희철 이사장은 의대협의 공문에 맞춰 대학과 병원에 실습생들에 대한 안전을 확보해 달라는 요청을 함께 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희철 이사장은 "실습 중인 의대생이 환자와 접촉할 수 있고, 실습학생들의 경우 학교에서 챙기지 않으면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감한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병원장이나 학장에게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KAMC차원에서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이사장은 "각 대학과 병원에 실습생들에 대한 안전을 확보해 달란 요청을 하고 좋은 조치 샘플이 있으면 찾아보라고 한 상태"라며 "좋은 대응을 하고 있는 실습병원이 있다면 이에 대해 공유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