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차기 원장직에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출신 의사 2명에 대한 인사검증에 돌입해 주목된다.
4일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청와대는 최근 차기 심사평가원장 후보자로 심사평가원 김선민 기획이사와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 등 2명(가나다순)에 대한 인사검증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심사평가원 현 김승택 원장(전 충북의대 교수)은 박근혜 정부 2017년 3월에 임명돼 문재인 정부인 올해 2월말까지 3년의 임기를 채우는 복지부 산하기관장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앞서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이영성 전 원장(충북의대 의료정보학 교수)도 전임 정부말인 2016년 10월에 임명돼 현 정부인 2019년 10월까지 3년 임기를 만료했다.
문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의 사실상 실무 역할인 심사평가원은 지난해부터 '심평의학'으로 불리는 행위별수가 분석심사를 질환군별 경향심사 전환과 원주 완전 이전 등 새로운 조직쇄신을 꾀하고 있다.
여기에 의료기관과 약국 현지조사와 자율점검 등 보건복지부로부터 위임된 요양기관 대상 막강 조사권한을 지니고 있다.
청와대는 보장성 강화 대책을 비롯한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심사평가원 역할을 주시하면서 차기 원장 후보군 인사검증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청와대는 당초 심사평가원 김선민 가획이사와 서울의대 김윤 교수 그리고 심사평가원 허윤정 연구소장 등 3명의 후보군 검증을 진행했다.
하지만 허윤정 연구소장이 김성수 의원의 국무총리 비서실장 임명으로 의원직을 사퇴하고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순번에 따라 국회의원직을 승계하면서 심사평가원장 후보군이 김선민 기획이사와 김윤 교수 2명으로 압축됐다.
김선민 기획이사는 1964년생으로 서울의대(1989년 졸업)를 나온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한림의대 교수, 보건산업진흥원 수석연구관,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연구담당관, 심사평가원 상근평가위원, OECD 보건의료 질과 성과 HCQO 작업반 의장 등을 역임했다.
김윤 교수는 1966년생으로 서울의대(1990년 졸업)를 나온 예방의학과 전문의로 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장, 복지부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부단장, 복지부 EHR 핵심공통기술연구개발사업단 단장을 역임하고 현재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
이들 2명의 특징은 서울의대 선후배 외에 의료관리학교실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녔다.
김선민 교수는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에서 2년간(1996년~1997년) 전임의로 근무했으며, 김윤 교수는 조교수에서 주임교수까지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이다.
일각에서는 이들을 '김용익 라인'으로 분류한다.
김선민 기획이사와 김윤 교수가 김용익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전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의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2명 모두 다른 색깔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이다.
꼼꼼한 성격인 김선민 기획이사는 오랜 기간 공공기관에 근무하면서 김용익 이사장이 추구하는 보건의료 정책에 부응하는 정치적 학자이고, 대범한 성격인 김윤 교수는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을 이끌면서 자기만의 이론과 가치를 정립한 진보성향의 소신학자라는 시각이다.
의료계는 누가 심사평가원장에 낙점되느냐에 따라 심평의학 속도와 방향이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의료계 인사는 "문케어는 이미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어 실무기관인 심사평가원 역할에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고 전제하고 "다만, 김선민 기획이사와 김윤 교수 모두 서울의대 의료관리학 출신 김용익 라인으로 여성과 남성이라는 게 인사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의료계 다른 인사는 "문정부 후반기 신의료기술 등 규제 완화 등에 속도를 내고 있어 심사평가원이 자칫 끌려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심평의학이라는 낡은 틀을 과감하게 개혁할 수 있는 소신과 외부의 바람막이가 될 수 있는 뚝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사평가원 원장직 공모 절차 등이 남아 있지만 청와대가 후보자 인사검증에 착수한 만큼 이변이 없으면 김선민 기획이사와 김윤 교수 중 낙점될 가능성이 높은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