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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궤양성 대장염에 각광받는 '대변이식술' 어떤 기술?

원종혁
발행날짜: 2020-02-18 05:45:54

ECCO-IBD 2020, 대변분변이식술 아시아인 최신 2년 데이터 발표
항생제 3제요법 대비 추가 FMT 시행 임상적 관해 도달 2배 차이

중증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이식하는 이른바 '대변미생물이식술(fa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 이하 FMT)'의 혜택이, 아시아인종에서도 장기간 개선효과를 인정받으면서 대안요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아목시실린(amoxicillin) , 포스포마이신(fosfomycin) 등의 집중 항생제 병용치료에도 개선효과를 보이지 않는 중증 환자들에 이러한 대변미생물이식술을 추가로 적용했을 때, 임상적 관해율이 두 배 이상 좋게 나왔다.

대변이식술에 이용되는 분변 제공자의 대상으로는, 부모-자식간 사이보다는 형제 자매의 대변을 이용하는 것이 장기간 치료에 더 적합한 것으로 보고됐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 '대변미생물이식'에 대한 최신 치료성적 데이터는 올해 제15차 유럽크론병 및 대장염학회 염증성장질환 심포지엄(ECCO-IBD) 자리에서 발표됐다(초록번호 DOP04).

여기서 FMT 치료는, 일반적으로 아목시실린 및 포스포마이신, 메트로니다졸(metronidazole) 등 항생제 3제요법을 시행한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에 치료 반응률과 관해율을 유의하게 개선시키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번 연구에는 20세 이상 성인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이 등록됐으며 항생제 3제요법 이후 FMT를 시행한 환자군 47명과 항생제 3제요법만 2주간 진행한 32명에서 치료 성적을 비교했다. 환자들에 이식된 분변은, 환자들의 건강한 배우자나 가족들이 제공자로 참여했다.

그 결과, 4주차 임상적 반응률에 비교에 있어 평가지표인 CAI 점수에 도달한 비율은 FMT를 추가 시행한 환자군에서 65.9%로 항생제 3제요법 단독 시행군 56.2%와는 통계적으로도 비교되는 차이를 나타냈다. 임상적 관해(Clinical remission)에 도달한 환자들의 비율도 FMT 추가 시행 환자군에서 40.4%로, 항생제 3제요법 단독 시행군 18.7%와는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인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개선효과를 치료 12개월차와 24개월차까지 추적관찰한 결과에서도, FMT를 추가 시행한 환자군에서 더 높은 유지율을 보였다. 이 밖에도 이식술에 사용된 대변 제공자에 있어서는, 부모와 자식간 이식보다는 형제 자매의 분변을 이용했을때 더 높은 유지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했다.

FDA 2013년 허가, 국내 신의료기술 2016년 적용 "광범위 연구분야"

책임저자인 도쿄 준텐도의대 다이 이쉬카와(Dai Ishikawa) 교수팀은 "해당 항생제 3제요법을 시행한 환자들에서 FMT를 단기간 및 장기간 치료 전략으로 진행한 환자 모두에서 임상적 개선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 장기간 유지요법으로 FMT 치료를 시행했을 때에도 이러한 치료성적이 나왔다는 것은 첫 결과로 주목할 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대변미생물이식술은, 현재 악성 세균이 증식해 극심한 장염과 설사 등을 유발하는 클로스트리듐 디피실균(Clostridium difficile) 감염증 등에 적극적으로 이용되는 상황이다.

대변미생물이식술의 적용이 빨랐던 미국은 2013년 FDA 허가를 통해 관리가 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동일한 적응증으로 2016년 보건의료연구원(NECA)으로부터 신의료기술로 허가를 받은 상태다.

김범희 함춘서울내과의원 원장은 "최근 소화기분야 궤양성 대장염 등 난치성 장질환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로 자리잡은 것이 FMT를 활용하는 치료전략일 것"이라면서 "단순히 대변을 이용하는 것에 문화적으로 거부감이 들수도 있겠지만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는 확실한 치료 데이터들이 속속 발표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장내미세환경과 다양한 질환들이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임상 결과들이 나오면서 국내외 연구진들도 이를 주목하는 것인데, FMT를 당장 국내 진료현장에 도입하는데는 어느정도 시간과 걸림돌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소화기 장질환 분야에 각광받는 분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