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 양분되고 있는 현실...개원의도 퇴근 후 현장으로 와달라" "전문가로서 책임 회피 안된다...질병 최전선에서 싸우자"
"사랑하는 의사 동료 여러분! 의료인력은 턱없이 모자라 신속한 진단조차 어렵습니다. 제가 먼저 제일 어렵고 힘든 일을 하겠습니다."
대구시의사회 이성구 회장이 5700명의 대구시 의사들에게 보낸 호소의 글이 전국 동료 의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내과 전문의인 이성구 회장(60)은 운영하는 의원에 열흘동안 휴가를 내고 코로나19 사태의 한 가운데로 뛰어들었다.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동산병원에서 25일부터 환자 진료에 나선 것이다.
이 회장은 25일 저녁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통화에서 "대구시는 사실 의료재난 상황"이라며 "고생하는 사람만 고생하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고 있는 현실이 답답해 쓴 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원의는 진료를 마치고 퇴근하면 되는데 종합병원에 있는 의료진은 강제 격리를 당하고, 남은 사람의 업무는 폭증하는 등 고생이 양분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개원의도 퇴근 후 일손이 부족한 선별진료소, 격리병원, 응급실로 달려와 일하며 함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의사라도 감염 위험이 큰 병원에서 일하길 꺼려하는 분위기를 잘 알기에 솔선수범해서 뛰어들었다.
그는 "거점병원은 사람들이 잘 가지 않으려고 한다"라며 "내가 먼저 들어가서 일하고 나와 괜찮다고 하면 안심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자원해서 거점병원으로 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시간 반 정도 방호복을 입고 회진을 했는데 병동 분위기가 좋았다"라며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보일 정도로 상태가 좋은 환자가 대부분이다. 열흘 동안 경험해보고 동료의사들과 나눌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동료의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다시 한 번 호소했다. 실제 이 회장의 글이 알려진 후 지역의사회와 진료과의사회 등은 성금지원을 잇따라 하고 있으며 현장에 직접 뛰어들고자 하는 의사들의 자원도 이어지고 있다.
이 회장은 "시민들은 의사들이 질병을 치료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는데 전문가로서, 사회 지성인으로서 두려워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면 안된다"라며 "질병의 최전선에서 싸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