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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CROI서 주목받은 돌루테그라비르 3제병용 전략

원종혁
발행날짜: 2020-03-13 05:45:54

레트로바이러스학회, 다국가 대규모 VESTED 연구 첫 발표
DTG+FTC/TAF 바이러스 억제효과 98% 육박 "안전성도 합격"

항바이러스제 '돌루테그라비르' 3제병용전략이 에이즈에 감염된 임신부들에서도 높은 안전성과 함께 98%에 이르는 강력한 항바이러스 억제효과를 입증해내며, 진료지침 변화를 주도할 전망이다.

최신 병용전략은 돌루테그라비르(DTG)와 '엠트리시타빈(FTC)'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마이드 푸마레이트(tenofovir alafenamide fumarate, 이하 TAF)' 3개 약제를 병용하는 치료법으로, 기존 비뉴클레오시드 역전사효소 억제제 계열약인 '에파비렌즈(efavirenz, EFV)' 기반 치료 대비 안전성과 항바이러스 효과가 더 강력하다는 점을 공고히 했다.

더욱이 해당 연구 결과가 4개 대륙에 걸친 다국가 임상으로, 640명 이상의 에이즈(HIV 감염)를 확진받은 임신부들에서 효과를 검증해내며 세계보건기구(WHO)의 진료지침 업데이트에도 반영될 예정이란 점이다.

올해 레트로바이러스 및 기회감염학회(CROI, Conference on Retroviruses and Opportunistic Infections) 학술회에서는 임신부를 대상으로 HIV 감염 예방효과를 평가한 돌루테그라비르의 다국가 3상임상인 'IMPAACT 2010 프로그램(임상명 VESTED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주목할 점은 이번 임상에는 글로벌 보건기구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대목. 미국국립보건원(NIH)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연구는 '국립알러지감염병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s, 이하 NIAID)'를 비롯한 '국제여성소아청소년에이즈임상시험(International Maternal Pediatric Adolescent AIDS Clinical Trials, 이하 IMPAACT) 네트워크',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아동보건인간개발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Child Health and Human Development, 이하 NICHD)' 등이 참여한 것이다.

이외 항바이러스제 돌루테그라비르를 보유한 GSK 에이즈 치료제 전문개발 기업인 비브 헬스케어(ViiV Healthcare)와 테노포비르 및 TAF를 가진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모두 참여했다.

학회 발표를 맡은 UNC의대 산부인과 라멕 췬눌라(Lameck Chinula)교수는 "HIV 감염 임신부들에서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진행하는 것은 여성 자신의 건강뿐 아니라 미래 태어날 자녀의 수직감염을 막는데는 주목적이 있다"면서 "이번 VESTED 연구 결과에서 돌루테그라비르 3제요법이 이러한 임신부와 신생들 모두에 가장 강력한 항바이러스효과와 높은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것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해당 고강도 항레트로바이러스치료(antiretroviral therapy, 이하 ART)의 경우, 출생전후의 기간인 주산기(perinatal) 신생아들이나 산모 모두에서도 HIV 감염 전파를 예방하는 혜택이 있다는 임상 데이터들이 꾸준히 제시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 지침 2019년 변화 입장 "돌루테그라비르 기반 치료 권고"

특히, 제10회 국제 에이즈협회 컨퍼런스(International AIDS Society Conference)에서 발표된 돌루테그라비르 임상 결과(Tsepamo 연구)에서도 임신부들이나 출산 자녀들의 신경관 결손(neural tube defects) 위험을 줄이는 혜택 등이 추가로 나온 것이었다. Tsepamo 연구 역시 2018년 미국국립보건원이 지원한 대규모 연구 가운데 하나였다.

이에 2013년부터는 WHO 진료지침 권고사항에도 에파비렌즈를 비롯한 라미부딘, 엠트리시타빈, 테노포비르(TDF) 등의 병용요법을 제한적으로나마 임신부들에 권고해왔던 것.

그러던 중 이러한 최신 임상 근거들을 토대로 작년 7월, WHO는 돌루테그라비르 기반 항바이러스제 병용요법을 새로운 우선권고요법으로 업데이트를 마쳤다.

이번 VESTED 임상을 살펴보면, 연구는 2018년 1월 첫 삽을 떴다. 임상 등록자는 643명의 에이즈 임신부들로 HIV 항바이러스 치료는 임신기간 14주~28주에 시작했다. 이때 사용된 약물치료제는 기존의 EFV/FTC/TDF(3제 복합제)와 새로운 돌루테그라비르 병용전략인 DTG+FTC/TAF 및 DTG+FTC/TDF의 안전성과 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돌루테그라비르 기반 병용요법을 진행한 임신부들의 98%에서는 출산시까지 바이러스 억제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 HIV 바이러스 농도가 현재 사용가능한 진단검사법으로는 발견되지 않는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반면 비교군이었던 EFV/FTC/TDF 투여군에서는 이러한 바이러스 억제효과가 91%로 나타나며 차이를 보였다.

이외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돌루테그라비르와 엠트리시타빈, TAF 3제를 병용한 치료군에서 가장 안전한 결과를 보였다. DTG+FTC/TAF 치료군에서는 이상반응 발생이 24%이었지만, 나머지 DTG+FTC/TDF 또는 EFV/FTC/TDF를 투약받은 치료군에서는 33%으로 다소 높게 나온 것이다. 이러한 이상반응에는 조산(preterm delivery) 및 저체중아 출산, 사산(stillbirth) 등이 모두 포함된 비율이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는 임신부들이나 자녀들에서의 HIV 수직감염 연구에 굉장히 중요한 사실을 제시한다"면서 "이상반응 조절이나 강력한 항바이러스효과에서도 돌루테그라비르, 엠트리시타빈, TAF 3제요법으로의 패러다임 변화는 확고해졌고 WHO에서도 임신부들에서는 돌루테그라비르 기반 치료의 사용을 권고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임상에 등록된 산모와 신생아들에서 출산후 50주차까지 추적관찰 모니터링을 진행하면서 추이를 살펴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WHO 조사에서도 전 세계 여성들에서는 매년 HIV 수직감염 사례가 150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