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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2명 중 1명 "임상실습 평가 투명하지 않다"

황병우
발행날짜: 2020-03-18 05:45:56

의대생 886명 설문조사…"환자 의대생 실습 몰라" 30% 응답
6년제 전환 시 실습환경 변화 장기적 대안 마련 강조

병원에 실습을 나가는 의대생 2명 중 1명은 임상실습 평가결과가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여전히 의대생 3명 중 1명은 실습 시 문진 전‧후에 환자에게 설명도 없이 참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는 실습을 돌고 있는 의대생 886명을 대상으로 제2차 임상실습실태조사(2019)를 실시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 해 12월 30일부터 2020년 1월 12일까지 진행됐으며, 임상실습을 진행하는 학년 6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총 886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또한 지난 2018년에 실시한 제1차 임상실습실태조사의 경우 복지, 인권, 교육에 대한 질문으로 구성됐지만 2차 임상실습실태조사는 실습과정의 교육적인 부분을 중점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먼저 지난 1차 임상실습실태조사 당시 절반이 넘는 51%가 '실습 시 문진 전후에 의료진(교수, 전공의)이 환자에게 의대 실습생이 존재를 설명한 적이 없다'라는 문항은 2차 조사에서도 의대생 3명중 1명이 의대생 실습 참여를 알리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1차실태조사와 2차실태조사의 실습시 문진 전후 환자에게 의대생 설명 여부 질문 비교(좌-1차조사, 우-2차조사)

또 환자에게 의대생의 존재를 설명하는가에 대해 '조금 그렇지 않다'와 '전혀 그렇지 않다'가 각각 21.2%, 12.8%로 조사됐으며 '매우 그렇다'고 대답한 경우는 13%에 불과했다.

특히, 임상실습 평가 결과의 공개 투명성에 대해서는 응답자 절반 정도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임상 실습 평가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응답자의 ▲조금 그렇지 않다 27% ▲전혀 그렇지 않다 22% 등으로 응답해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부정적인 응답을 했다.

이와 관련해 의대협은 "평가 방법과 기준이 사전에 명확하게 공지돼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명하게 평가가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학교가 많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실습 중 회진을 통한 배움에 대해서는 의대생간 평가가 갈렸다.

'회진을 통해 배워가는 것이 많은가'라는 질문에 보통이다고 대답한 30%를 제외하고 나머지 응답자의 분포가 양 극단으로 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회진을 통해 배워가는 것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 응답자는 '회진 전 환자 파악을 미리 해 가지 않으면 이해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이밖에 ▲교수님의 팀 티칭 노력이 부족 ▲환자 보고 시간의 내용이 학생 수준을 벗어남 등이 많이 언급됐다.

이와 함께 대부분의 의대생 10명 중 8명이 실습 시 임상수행기회(CPX)를 받고 있으며, 실제 본인의 문진 및 신체진찰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임상수행기회 가 적다고 응답한 20%의 의대생은 ▲인적 자원(SP)의 부족 ▲인적자원(피드백을 해줄 전공의/전임의/교수)의 부족 ▲시간의 부족 ▲임상 실습 프로그램 상의 누락 등을 이유로 기회가 충분치 않다고 느끼고 있었다.

의대협은 "일부 과에 대한 실습시간이 부족하고 실습이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이 존재했다"며 "과별 실습시간의 분배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 같고, 부족한 실습시간에 대한 보충의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의대협은 "실습 교육이 어느 정도 정형화된 모습을 갖추었으나 질적인 제고가 필요한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2018년 시행된 연구와 비교해 뚜렷한 변화를 보이지 않은 만큼 학생 입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현장의 변화를 정확히 그려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