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가 기침 증상을 호소한다. 이 때 감기인지, 천식인지, 폐렴인지를 한번에 알기는 어렵다. 의사는 청진을 해봐야 한다.
#.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있다. 명치가 아프고 속이 쓰리다고 하는데 이 증상이 담석인지, 위궤양인지, 위염인지, 맹장 초기인지 의사는 알길이 없다.
비대면 진료가 도입됐을 때 1차 의료 관문을 지켜야 하는 개원의가 할 수 밖에 없는 고민들이다. 정부가 비대면 산업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사이 개원가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내과의사회는 자체적으로 대응 TF를 구성해 활로를 찾는가 하면, 개원가를 대표하는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정부 방침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은 10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원격진료TFT을 구성하고 정부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기본적으로 원격진료는 반대한다. 대면진료 원칙을 훼손해서는 안된다"라며 "시진, 촉진, 타진, 청진을 통해 진찰을 해야지만 질병의 정확한 원인을 확인할 수 있다. 간단한 질환이 도대체 어디에 있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진 위험성, 책임소재 불분명, 의료전달체계 붕괴 등 원격의료의 단점은 모두 알고 있다"라며 "TFT를 구성해 정부 정책이 나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7일 첫 회의를 앞두고 있는 원격진료TFT 위원장은 신창록 보험정책단장이 맡았다.
신창록 위원장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직접 보는 것과 전화로 듣는 것은 차이가 있다"라며 "관계가 형성돼 있던 환자에 대해서는 방향성을 잡을 수 있을지 몰라도 새로운 증상 등을 전화상담으로 해결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원격의료는 결코 대면진료를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대면진료에 도움이 되는 보조수단으로만 이용돼야 한다"라며 "회원에게 효율적이고, 국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대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개원가를 대표하는 대개협도 원격진료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동석 회장은 "비대면 진료는 정상적 진료가 아니라는 것을 국민에게 명확히 인식시켜야 한다"라며 "위기 상황에서 이뤄진 전화진료를 일반화해 평소에도 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변칙 진료를 허용할 수 없다"라고 못박았다.
이어 "특수 상황의 진료 형태인 전화진료를 도입해야 한다고 밀어 붙이는 세력은 국민 건강을 해치는 파렴치범"이라며 "원격의료는 대면진료 원칙을 훼손하는 것으로 국민 건강권에 위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에 강력히 반대하며 저지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