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성형 개원가에 이어 일반 개원가도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일반 개원가에서는 백신접종 선결제를 내세우고 있다.
다만, 긴급재난지원금(이하 재난지원금) 활용을 유도하는 방식에 대해 기존 덤핑경쟁과 같이 시장 질서를 해친다는 입장과 틈새시장 공략 사례라는 시각으로 의견이 갈렸다.
개원가에 따르면 서울소재 A의원은 '재난지원금으로 한시적 예방접종 선결제를 시행한다'는 문구가 담긴 홍보를 진행했다.
재난지원금은 8월까지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A형간염 ▲B형간염 ▲가다실9(자궁경부암) 3개 예방접종에 대해 다음 차수까지 재난지원금으로 미리 선결제가 가능하다고 밝힌 것.
해당 의원은 현재 재난지원금을 활용한 예방접종 문의가 많은 만큼 1개월간 선결제를 받는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또 다른 한 내과의원은 예방접종 패키지이벤트를 진행하며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특히, 해당 내과의원은 이벤트 기간을 재난지원금 사용 종료기간인 8월 31일까지로 한정해 재난지원금을 사용을 노린 이벤트라는 추측이 가능한 상황.
이밖에도 많은 의원들이 대상포진 예방접종 등 기존에 진행하던 가정의 달 홍보 포스터에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는 문구를 포함시키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재난지원금 지급 초기 단순히 의원에서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고 알림 차원의 공고나 미용성형가를 중심으로 이벤트가 진행됐지만 이젠 예방접종이나 수액 등으로 재난지원금 마케팅이 번지고 있는 것.
이 같은 현상을 두고 개원가에서는 예방접종 홍보가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 B이비인후과 원장은 "연세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상포진 마케팅은 충분히 타깃 홍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라며 "재난지원금이 들어온 상황에서 가격을 낮춰 두 명에 30만 원 정도는 충분히 지불 할 만큼의 니즈가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재난지원금이라는 갑작스런 틈새시장이 생긴 것이고 이런 시장이 열렸을 때 즉각적인 대응을 한 것으로 본다"며 "개인적으로 관련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은 없지만 시장 상황을 수용하고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을 비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마케팅 시행 심정은 이해…바람직하진 않다"
다만, 여전히 개원가에서 이러한 홍보를 두고 불편한 시선도 존재했다. 기존 시장질서나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는 의미.
서울 C내과 원장은 "최근 몇 개월 경영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하나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마음은 이해가 간다"며 "하지만 선결제를 권유하면서 까지 홍보를 진행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결국 이러한 마케팅은 기존 예방접종 덤핑경쟁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기도 D원장은 "실제로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덤핑 문제처럼 과도한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마케팅"이라며 "이렇게까지 해야 되는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고 윤리적인 부분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