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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응 현장 간호사들 "두렵고 아파도 근무했다"

황병우
발행날짜: 2020-05-28 11:43:28

근무실태 조사 결과 간호사 '55.7%' 몸 이상 느껴도 근무
간호협회, "과중한 업무부담 제2의 코로나 대응체계 시급"

코로나19 대응에 참여한 간호사들이 열악한 근무환경을 언급한 가운데 2차 대유행을 대비해 대응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한간호협회는 감염병 전담병원, 선별진료소 등 간호사 960명을 대상으로 4월 24일부터 5월 7일까지 인터넷 설문조사로 실시된 '코로나19 대응 현장의 간호사 근무실태조사' 결과를 지난 27일 발표했다.
(왼쪽부터) 대구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료진과 간협이 최근 지적한 장례식장 공간을 이용한 간호사 휴식 장소 모습.

조사 결과 전체 간호사의 절반 이상(55.7%)이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고 인식하면서도 2일 이상 출근을 했고, 이 중 27.3%는 거의 매일 몸에 이상을 느끼면서도 정상근무를 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이러한 응답은 대구경북지역에서 근무한 간호사가 그 외 지역대비 1.9배, 원내소속 간호사가 파견 간호사 대비 3.2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근무 교대형태는 3교대(72.1%)가 가장 많았고 하루 평균 1시간 넘게 초과근로를 한 경우도 16.8%에 달했다. 이밖에 적정보상 등에 관해 원내소속 간호사의 93.8%가 특별수당을 받지 못했다고 답해 파견간호사와의 형평성 차원의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또한 간호사 4명중 3명은 감염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76.5%가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고 응답했으며 감염위험의 주요 과도한 업무로 인한 피로누적(52.6%), 장시간 근무에 따른 집중력 저하(31.7%) 등을 감염위험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이와 함께 응답자 대부분이 레벨D방호복을 입고 근무하는 것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고, 방호복 탈의 후 휴식시간도 10명 중 4명이 1시간 이하(40.4%)에 불과하다고 답했다.

아울러 설문 응답자의 65.3%는 보호구 등 물품 부족을 경험했으며, 더 나아가 보호구를 재사용했다는 답변도 19%로 조사돼 의료진의 안전과 보호를 위한 관련 물품의 확보와 적정공급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휴게 공간관련 질문에는 36.0%가 별도의 휴식공간이 없었다고 답했고, 가족 감염위험 등으로 자택 외에 기숙사(15.5%), 숙박업소(12.1%), 원내(7.6%) 등에서 기거하면서 숙박비용을 자부담(23.2%)한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대한간호협회는 "코로나19 사태에 제대로 된 매뉴얼도 없이 개인의 헌신과 희생으로 위기의 순간을 잘 넘기긴 했지만 보다 안전하고도 상시대응 가능한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며 "의료진의 사기와 컨디션은 진료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과 일정기간 교대근무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간호협회는 "방역체계의 운영을 개별 병원단위로 맡기기보다는 광역단위 등 별도의 컨트롤타워를 가동하면서 물품과 인력의 수급 등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소통하는 체계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