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실태 조사 결과 간호사 '55.7%' 몸 이상 느껴도 근무 간호협회, "과중한 업무부담 제2의 코로나 대응체계 시급"
코로나19 대응에 참여한 간호사들이 열악한 근무환경을 언급한 가운데 2차 대유행을 대비해 대응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한간호협회는 감염병 전담병원, 선별진료소 등 간호사 960명을 대상으로 4월 24일부터 5월 7일까지 인터넷 설문조사로 실시된 '코로나19 대응 현장의 간호사 근무실태조사' 결과를 지난 2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전체 간호사의 절반 이상(55.7%)이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고 인식하면서도 2일 이상 출근을 했고, 이 중 27.3%는 거의 매일 몸에 이상을 느끼면서도 정상근무를 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이러한 응답은 대구경북지역에서 근무한 간호사가 그 외 지역대비 1.9배, 원내소속 간호사가 파견 간호사 대비 3.2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근무 교대형태는 3교대(72.1%)가 가장 많았고 하루 평균 1시간 넘게 초과근로를 한 경우도 16.8%에 달했다. 이밖에 적정보상 등에 관해 원내소속 간호사의 93.8%가 특별수당을 받지 못했다고 답해 파견간호사와의 형평성 차원의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또한 간호사 4명중 3명은 감염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76.5%가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고 응답했으며 감염위험의 주요 과도한 업무로 인한 피로누적(52.6%), 장시간 근무에 따른 집중력 저하(31.7%) 등을 감염위험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이와 함께 응답자 대부분이 레벨D방호복을 입고 근무하는 것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고, 방호복 탈의 후 휴식시간도 10명 중 4명이 1시간 이하(40.4%)에 불과하다고 답했다.
아울러 설문 응답자의 65.3%는 보호구 등 물품 부족을 경험했으며, 더 나아가 보호구를 재사용했다는 답변도 19%로 조사돼 의료진의 안전과 보호를 위한 관련 물품의 확보와 적정공급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휴게 공간관련 질문에는 36.0%가 별도의 휴식공간이 없었다고 답했고, 가족 감염위험 등으로 자택 외에 기숙사(15.5%), 숙박업소(12.1%), 원내(7.6%) 등에서 기거하면서 숙박비용을 자부담(23.2%)한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대한간호협회는 "코로나19 사태에 제대로 된 매뉴얼도 없이 개인의 헌신과 희생으로 위기의 순간을 잘 넘기긴 했지만 보다 안전하고도 상시대응 가능한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며 "의료진의 사기와 컨디션은 진료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과 일정기간 교대근무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간호협회는 "방역체계의 운영을 개별 병원단위로 맡기기보다는 광역단위 등 별도의 컨트롤타워를 가동하면서 물품과 인력의 수급 등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소통하는 체계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