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문 내고 산하 단체에 "잠정 보류" 주문 "정부, 성급하게 강행...원칙·방향성 정립 후 논의 가능"
정부가 지역자치단체를 통해 코로나19 유행 대안으로 등장한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적극 추진하자 대한의사협회가 제동을 걸었다.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호흡기전담클리닉 모형 두가지 중 지역의사회 참여가 결정적인 '개방형 클리닉'은 상대적으로 실행이 용이한 만큼 일부 지자체는 참여 여부에 대해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
그러자 의협은 최근 대회원 '입장문'을 내고 "잠정 보류"를 주문했다.
의협은 "호흡기전담클리닉은 제도설꼐 단계부터 구체적 시행방안 마련까지 긴밀한 협조체제를 통해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함에도 성급하게 강행하고 있다"라며 "각 지자체별로 지역의사회에 접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의협은 호흡기전담클리닉 제도는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가 만든 초안에는 사전 전화상담(예약 관리 등)이 선택사항으로 들어있었다. 하지만 지난 1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으로 호흡기 전담클리닉 1000개 설치를 '비대면 산업 육성' 사업에 포함해 발표했다.
의협은 "호흡기전담클리닉 제도는 대상 및 운영방식 등 세부 방안에서 취지를 살리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히려 현장의 혼란을 부추기거나 부작용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라며 "그동안 적극적으로 문제를 지적하고 수정 의견과 대안을 제시했지만 수용은 미미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도 취지와 다르게 원격진료 위주 클리닉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에 대한 명확한 정부, 특히 복지부 입장을 요구,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 중 권역별 선별진료 긴급지원팀 구성 역시 '반대' 입장을 내놨다.
이달부터 가동된 권역별 선별진료 긴급지원팀은 특정 지역에서 집단감염이 터져 단기간에 다량의 진단검사를 해야 할 때 지원하는 조직이다. 의사 1명, 간호사 1명, 행정요원 2명으로 팀을 구성해 코로나19 진단검사에 나선다는 것인데 지역의사회와 간호사회와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의협은 "의료인은 의료법상 감염병 발생에 대해 적극 협조해야 하지만 국민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문제"라며 "각 지자체는 지역 의료인에게 충분한 이해와 협조를 먼저 구하는 민관협력 방식을 통하는 것이 상식적이며 일방적, 강제적으로 의료인을 동원하는 것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역사회 특성과 상황에 맞는 형태로 진행돼야 하는 측면이 있더라도 전반적인 원칙과 방향성이 정립된 이후 논의가 가능하다"라며 "기본원칙 및 유의사항 정립을 위해 다각도로 대응하고 있으니 지역별 논의를 잠정 보류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