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거점 지역에서 전공의 1만명 운집…투쟁 의지 보여 정부 정책 모든 가능성 열어둔 소통 요구 "환자 생각하자"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젊은 의사들의 분노는 폭우도 막지 못했다.
수련병원에서 나와 전국 각지 거점에서 모여든 전공의는 1만명을 넘어섰고 오는 14일 전국 의사 총 파업을 앞두고 투쟁의 불씨를 지폈다는 평가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7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공원을 비롯해 ▲제주 ▲강원 ▲대전·충청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광주·전남 ▲전북 등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집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 방역대책으로 온도체크, QR코드 확인, 페이스쉴드 지급 등으로 입장시간이 길어져 당초 예상보다 시작시간이 늦어지긴 했지만 많은 전공의들이 모여 힘을 보탠 모습.
이번 단체행동을 통해 전공의들은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정책이 본래의 취지인 지역ㆍ공공ㆍ필수의료 활성화가 아닌, 현재도 왜곡돼있는 의료를 더 왜곡시키고, 건강보험 재정을 고갈시키는 자승자박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집회 외에도 SNS 단체행동, 헌혈릴레이, 철야 정책 토론을 동시에 실행하며 압도적 화력을 입증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각 수련병원에서 휴가를 신청한 전공의는 전체 전공의의 50% 정도로 전국적으로 약 1만 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대전협 등에 따르면 현재 서울, 경기 지역 전공의와 의대생이 모인 여의도공원의 경우 전공의 2000여명과 의대생 4000여명이 참석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젊은 의사들이 거점에 모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못지않은 화력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이날 참석한 서울 A전공의는 "전공의들의 공분에 어느때보다 참여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이정도로 많을지는 예상하지 못했었다"며 "현장에 와보니 젊은의사들의 힘을 더 느낄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젊은의사 단체행동을 주도적으로 이끈 대전협 박지현 회장(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에 젊은의사들이 힘을 모아준 것처럼 앞으로도 똘똘 뭉쳐 이겨나가자고 강조했다.
박지현 회장은 "임기가 3주 남았지만 의료 정책들이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었고 결국 젊은 의사들의 비상대책위원회가 만들어졌다"며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이 시간에 병원을 떠나 이곳에 함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회장은 "제가 하려는 일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로 그 어느 때보다도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하나가 돼 영리하게 싸우고 치밀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힘이 돼 달라"고 언급했다.
젊은의사들의 이날 단체행동을 통해 총 4가지 대정부 요구를 제시했다. 이하 대전협 요구안 전문.
▲첫 번째, 의대 정원 확충과 공공 의대 등 최근 이슈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둔 소통을 요청한다.
▲두 번째, 전공의가 포함된 의료정책 수립/시행 관련 전공의-정부 상설소통기구 설립을 요청한다.
▲세 번째, 전공의 수련비용 지원, 지도전문의 내실화, 기피과에 대한 국가 지원 등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를 요청한다.
▲네 번째, 전공의가 최소한의 인간적인 환경에서 수련 받을 수 있도록 전공의 관련 법령 개정을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