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보건소에 근무하는 의료진도 번아웃을 호소하며 보건소 근무의사들의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선택에는 코로나19 이후 근무시간과 급여수준 등 기존에 지적되던 어려 업무 관련 요소의 문제가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대한공공의학회는 전국 보건소에서 일하는 의사들의 근무 여건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지난 7월 13일 부터 8월 3일까지 실시해 그 결과를 지난 9일 공개했다.
조사대상은 공중보건의사를 제외한 전국 보건소 및 보건지소에 근무하는 의사로 현재 보건소에 근무 중인 의사 총 42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이중 99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응답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근무여건에 대해 물은 결과 급여 수준, 시간외 근무 수당, 근무 시간, 업무 자율성 등에서 보건소 의사들이 만족도가 현저하게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급여수준을 비교했을 때 농어촌, 소도시(10만 명 미만) 지역 의사들의 만족도가 서울이나 중도시(10만 명 50만 명 이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의무직 과장이나 보건소장에 비해 관리의사들의 급여수준의 만족도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직무에 상관없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시간외 근무 수당에 대한 만족도가 현저히 감소해 코로나19 업무 투입 이후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서울에 소재한 보건소 관리의사는 "코로나-19로 겨우 버티는 임기제 관리의사가 많지만 위험수당이 없고 정신적 피로 해소에도 어려움을 느낀다"며 "기본 연봉이 낮고 재계약시 연봉삭감 되는 것이 보건소 의사들의 근무의욕 감소로 직결된다"고 밝혔다.
결국 근무의 가장 기본이 되는 임금 부분의 개선이 없다면 코로나19 상황은 물론 코로나19 이후에도 보건소 의사의 이탈은 꾸준히 있을 것이라는 설명.
또한 코로나19 이후로 근무시간의 증가로 관리의사, 보건소장 등의 직무에서 근무시간 만족도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소 의사들은 이러한 진료관련 요인의 개선 방향으로 ▲임기제 재계약시 경력 반영해 연봉 책정 (직전 연봉 보전) (37.4%) ▲임기제 진료의사를 일반직으로 (정년이 보장되는 정규직) (26.3%) ▲보건소장 및 의무직 과장의 개방형 보직 금지 (16.2%) ▲임기제 계약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 (15.2%) 등의 순서로 응답했다.
또한 보건소의사들은 관리의사의 정규직 채용이나 승진의 기회 제공 등 장기간 지역보건의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진료 환경 요인 개선방안으로는 ▲의사의 전문성을 인정받는 독립적 지위보장 (39.4%) ▲3급 이상 의무직 승진 기회 보장 (25.3%) ▲보건소장 및 의무직 과장의 의사 채용 명문화 (22.2%) 등으로 나타났다.
한 보건소장은 건의사항에서 "농촌형 지자체에서 의사 출신 보건소장 기회 등이 희박하다.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며 " (보건소를)지자체 소속에서 중앙부처 소관으로의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로 의료계 내에서 보건소의 일반진료 기능 폐지에 대한 의견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보건소 의사들의 59.4%가 일반진료 기능 폐지에 찬성했다.
다만, 나머지 40.6%는 취약계측에 대한 진료와 진료-질병예방 업무 분리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일반진료 기능 폐지는 어렵다고 응답했다.
보건소의 향후 기능개편에 대한 의견으로는 감염병관리가 46%로 제일 많았고 ▲지역사회 건강정보(빅데이터)를 활용한 질병관리 15.1% ▲건강증진사업 15.1% ▲커뮤니티케어 11% ▲만성질환관리 6.8% ▲치매관리 등 정신보건사업 2.7% 순서로 나타났다.
공공의학회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두고 "수도권도 관리의사 공석이 있는 상황에서 농어촌 지역에서 근무할 의사를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운 어려운 실정"이라며 "보건소에 근무하는 의사들의 급여 현실화와 정규직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