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EASD 반감기 대폭 늘린 지속형 아이코덱 평가 주목 효능 및 안전성 란투스 비견, GLP-1 복합제 개발도 착수
제2형 당뇨병 분야 심혈관 개선 혜택을 검증해낸 장기 지속형 주사제 'GLP-1 작용제'가 각종 가이드라인들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약물 반감기를 늘려 투여주기를 주1회까지 대폭 개선한 차세대 기저 인슐린 제제가 시장 진입을 예고해 주목된다.
매일 주사해야 하는 투약부담을 가진 현행 '인슐린 글라진 U100(제품명 란투스)'과의 비교에서도, 주1회 주사제인 '아이코덱(icodec)'은 당화혈색소(HbA1C) 조절효과를 비롯한 인슐린 주사에 따른 체중증가, 저혈당 발생 등 안전성 이슈를 비슷한 수준으로 가져가면서 처방 혜택에 방점을 찍었다.
무엇보다 올해 6월 열린 제80차 미국당뇨병학회(ADA) 연례 학술대회에 이어, 이번 유럽당뇨병학회(EASD) 메인 세션으로 세부 데이터를 공개하면서 학회 전문가들은 "주사부담이 컸던 기저인슐린의 주사 횟수를 줄일 수 있게 됐다는 전환점을 마련함과 동시에, 처방권 진입시 키플레이어(key player) 역할을 맡게될 것"이라는 호평을 쏟아낸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온라인 생중계 방식으로 대체 진행된 EASD 2020 학술대회에서는, 당뇨병 전문 제약사인 노보 노디스크의 인슐린 신약 아이코덱 2상임상 세부 데이터가 본회의 세션에서 발표되며 다시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재 대표적인 기저인슐린 주사제 품목인 '인슐린 글라진U100(1일1회 주사)'을 대체할 만한 후발주자로, 주사 부담을 대폭 개선한 주1회 기저인슐린 아날로그인 아이코덱의 실효성에는 그만큼 기대가 컸던 상황이었다.
일단, 2상임상 세부 데이터에서도 매일 1회 주사하는 인슐린 글라진 U100 대비 당화혈색소 및 혈당 강하효과, 저혈당 등의 안전성 평가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다시말해, 하루 한 번 주사하는 현행 기저인슐린 치료전략과 비교시, 주1회 인슐린 주사제에서도 혈당조절효과나 저혈당 등의 안전성 비교에는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는 대목이다.
여기서 아이코덱이 가진 작용기전도 차별점으로 꼽힌다. 알부민에 결합해 196시간의 긴 반감기를 가진 한편, 농축된 제형으로 인해 기존 인슐린 글라진U100의 주입량과도 동일하기 때문이다.
지난 ADA 학술대회에 이어 이번 EASD 온라인 심포지엄에서도 주요 발표자로 참석한 당뇨병 분야 석학인 텍사스의대 남서부메디칼센터 줄리오 로젠스톡(Julio Rosenstock) 박사의 평가도 주목해볼만 하다.
그는 발표를 통해 "지금껏 제2형 당뇨병 환자 대다수는 매일 주사치료가 필요하다는데 인슐린 요법을 상당히 꺼려했다. 혈당 조절효과와 저혈당, 체중증가 문제를 개선시킨 장기 기저인슐린 주사제가 들어온다는 것은, 인슐린 치료에 일대 전환점을 마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2상임상이 완료된 상태이지만, 결과를 봤을때 3상 결과도 상당히 고무적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승인 이후 처방권 진입시 제2형 당뇨병 분야 인슐린 주사치료 시장에서는 키플레이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를 내렸다.
이렇듯 학계 전문가들이 주1회 인슐린 주사제인 아이코덱의 활용도를 높게 평가하는데엔 그럴만한 이유가 나온다.
제2형 당뇨병 분야 심혈관 개선 혜택을 검증받고 있는 장기 지속형 주사제 'GLP-1 작용제'와, 아이코덱을 섞은 복합제의 등장 소식도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회사측은 GLP-1 작용제 '세마글루타이드'와 아이코덱을 섞은 복합제 '아이코세마(icosema)'의 1상임상에 이미 착수한 상태라 추후 시장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학회 논의에서는 "개발 상황을 봤을때 회사가 동일한 펜이나 바이알을 활용해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주사제인 세마글루타이드와 아이코덱의 복합제를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혈당 프로파일 개선 앞서 "약물 사용량 및 투약횟수 큰 차이 강점"
이번 아이코덱 2상임상은, ADA에서 먼저 공개된 세부 데이터와는 별반 차이가 없었다. 인슐린 치료 경험이 없는 제2형 당뇨병 환자 247명이 등록된 가운데, 전체 환자군은 아이코덱 투여군(125명)과 인슐린 글라진 U100 투여군(122명)으로 무작위 분류했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은 연구시작 당시 당화혈색소(HbA1c) 수치가 메트포르민 치료에도 불구하고 7.0%~9.5%로, 환자의 절반 가량이 경구제로 DPP-4 억제제를 복용 중이었다. 모든 임상 참가자는 바이알과 주사기로 매주 7회의 주사치료를 진행하거나 펜 인젝터로 주 1회 주사를 진행케 했다. 평균 연령은 59.6세, 당뇨병 유병기간은 9.7년이었으며 공복혈당(FPG)이 181mg/dL였다. 여기서 일차 평가지표는 치료 26주차까지의 당화혈색소 변화로 잡혔다.
주요 결과를 보면, 당화혈색소 변화는 주1회 아이코덱 치료군에서 1.33%가 떨어져 6.7%를 기록했고 1일1회 인슐린 주사군에서는 1.15%가 떨어져 6.9%를 나타냈다. 특히, 치료 26주차 당화혈색소가 7% 미만으로 떨어진 환자군의 분포도 아이코덱 치료군이 72%로, 인슐린 글라진 치료군 68%와는 비교가 됐다.
당화혈색소가 6.5% 미만에 도달한 경우도 각각 49%, 39%로 집계되며, 주1회 인슐린 주사치료의 실효성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평가된다. 공복혈당의 경우 아이코덱 치료군에서 58mg/dL으로, 인슐린 글라진 54mg/dL과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혈당 프로파일의 자가 모니터링 결과에서는 아이코덱이 우월한 결과지를 제시했다. 연구 시작시점과 치료 26주차를 비교한 결과, 아이코덱 치료군에서는 평균 7.9mg/dL가 감소한 것.
약물의 사용량과 투약횟수에도 큰 차이를 나타냈다. 마지막 2주간 총 인슐린 용량은 아이코덱 치료군에서 229유닛/주(units/week)로, 인슐린 글라진 치료군 284유닛/주와는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하루 투약 유닛으로 계산했을 경우, 아이코덱 치료군 33, 인슐린 글라진 41로 차이가 벌어진 셈이다.
한편 인슐린 주사치료시 빈번히 거론되는 안전성 문제도 기존 1일 1회 인슐린 주사제와 비교시 유의한 차이가 보고되지 않았다.
이를테면, 인슐린 치료에 따른 체중증가는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아이코덱 치료군에서 1.5kg, 인슐린 글라진 치료군 1.6kg이 증가했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으로 지적되는 저혈당 문제를 놓고는, 주1회 주사군이 53.6%, 매일 주사군 37.7%로 확인됐다. 다만,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저혈당 발생 지표의 경우 두 치료군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까지는 아니었다.
로젠스톡 박사는 발표를 통해 "최종 데이터에서도 이번 결과처럼 확인이 된다면, 인슐린 주사제 시장에 주1회 인슐린 치료전략과 관련한 큰 변화는 이미 예고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