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후보군 고사에…위원장·부위원장 구성 재편 저울질 당초 일정보다 최소 일주일 지연…대전협 집행부 교체도 영향
정부 여당과 협상을 측면 지원할 범의료계 4대악 저지 투쟁 특별위원회'가 위원장 선정을 두고 난항을 겪으며 재출범 자체가 미뤄지고 있다.
14일 의협 다수 관계자에 따르면 '범투위 확대 강화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에 대한 기본안을 일찌감치 만들었지만 조직을 이끌어 나갈 수장 선정에 차질을 빚으면서 조직 확대 개편안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당초 물망에 오른 위원장 후보가 모두 고사의 뜻을 밝히며 조직의 리더를 새롭게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범투위는 지난 8월 의료계 대정부 투쟁 당시 투쟁 방향을 설정하는 등의 역할을 하기 위해 최대집 회장 주도로 만든 의협 내부 조직이다.
이후 최대집 회장과 집행부가 불신임 위기에서 벗어나자 범투위가 현 집행부 견제 및 쇄신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조직 구성에서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의협 계획에 따르면 14일 상임이사회에서 범투위 확대 강화안을 의결하고 당장 돌아오는 주말 1차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의협이 만든 기본안은 운영위원회(30명)와 정부 여당과 합의한 어젠다 별로 약 7개의 소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다.
확대 개편 범투위는 정부 여당과의 합의사항 이행을 감시하고 정책적 근거를 제시하는 등 협상단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정부가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투쟁체로서의 역할도 한다.
의협은 이달 말까지 소위원회 구성을 완료한 후 초도 회의를 하고 11월부터는 정부 여당 협상단을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근거 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계획은 최소 일주일은 더 미뤄지게 됐다. 14일 상임이사회에 최종 조직 구성안이 의결 안건으로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정이 미뤄지게 된 데에는 위원장 물망에 올랐던 인사가 최종 고사의 뜻을 밝힌 게 결정적이었다. 의협의 초안에는 범투위 위원장은 공동위원장 체제로 하고 의협 회장이 부위원장 한 명을 임명하는 것이었다.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소장과 최대집 회장이 공동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두 사람 모두 난색을 표하면서 의협의 초안이 흔들렸다. 이후 최대집 회장 대신 16개 시도의사회장 중 한 명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의협은 위원장과 부위원장 구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다시 한번 조율에 들어갔다. 지난 10일 열린 16개 시도의사회장단 회의에서는 공동위원장은 3~5인으로 구성하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따라 의협은 1인 위원장 체제에 부위원장을 직역별로 다수로 할 것인지, 위원장으로 다수로 할 것인지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한 시도의사회 회장은 "범투위 이름은 거창하지만 정부여당과의 협상에서 측면 지원을 하는 역할에 그친다면 확대 개편 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반문하며 "재구성되는 범투위는 비대위 성격의 위원회로 구성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정감사 기간이라 정부와 국회 관심이 여기에 쏠려 있지만 실무 차원에서는 얼마든지 먼저 만날 수 있다. 의료계가 원하는 것은 빨리 협상을 통해 얻어내야 한다"라며 "다만 기존에 있던 의정협상단은 어떻게 할 것인지, 위원장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내부적으로도 깨끗하게, 속도감 있게 정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젊은의사 집단인 대한전공의협의회 집행부가 바뀐 것도 일정 차질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9일 신임 회장으로 당선, 즉각 회무를 시작한 한재민 회장이 14일 의협 정책이사로 임명되며 의협 상임이사진에 본격 합류했다.
의협 관계자는 "대전협 신임 집행부가 나온 만큼 범투위 세부사항에 대한 의견을 우선 확인한 다음 반영하려고 한다"라며 "범투위는 집행부가 적극 지원하는 형태로 자율성은 확실히 보증할 예정이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안을 21일 상임이사회에서 최종 의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