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가칭)의료계 민초의사 비대위 첫 모임…답답한 현실 해법 논의 의협 회장 선거 시즌 맞물려 "특정 후보 지지 조직 아니다" 선긋기
총파업 투쟁 중 정부 여당과의 일방적인 합의.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과 집행부 탄핵 불발. 지난 8월 의료계를 달궜던 총파업 이후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던 의료계 일부 인사가 민초 의사들과 의기투합해 조직화에 나섰다.
지난달 27일 회장 및 임원 탄핵부터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까지 불발로 돌아갔던 임시대의원총회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24일 저녁 일부 인사들이 서울역 만복림에서 '(가칭)의료계 민초 비상대책위원회' 준비를 위한 모임을 가진다. 이 자리에는 20여명의 개원의가 참석할 예정인데, 이들은 조직 구성에 대한 논의와 함께 의료현안에 대한 의견을 공유할 예정이다.
참석을 약속한 인사 명단에는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을 비롯해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경상남도의사회 대의원회 최상림 의장, 대개협 좌훈정 부회장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개협 김동석 회장은 "산하단체장으로서 참석하는 게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동료 의사들의 뜻이 어떤지 들어볼 의무가 있는 자리에 있다"라며 "조직이 정의로운 단체가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참석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상림 의장은 민초의사 비대위 구성을 최초 제안한 인사 중 하나다. 그는 지난달 열린 임시대의원총회 이후 민초의사 비대위 구성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최 의장은 "다수의 대의원이 임총 결과에 실망했다"라며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 올바른 목소리를 내는 그룹을 만들어 회원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의도로 비대위 구성을 제안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른 의견, 바른 비평이 있어야 올바른 결론을 낼 수 있다"라며 "현안을 바라보는 정확한 논평을 하고 목소리를 내면 의협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총 이후 약 한 달의 시간이 지났지만 여러 의료 현안에 대한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 현실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한탄도 나왔다.
대개협 좌훈정 부회장은 "최대집 회장은 범의료계 4대악 저지투쟁 특별위원회(이하 범투위) 첫 회의에서 정부와 합의를 한다면 전공의와 학생에게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게 필수 전제라고 이야기했다"라며 "의사 국시 문제의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 현재 상황은 최 회장이 완전히 거짓말하고 부도수표를 날린 것과 같은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회장을 비롯해 집행부는 모든걸 내던지고 뛰어다녀야 할 것 아닌가"라며 "범투위 확대 개편을 핑계로 지난달 중순 이후 범투위 회의 역시 한 번도 없었다. 오죽 답답하면 일반 회원이 자발적으로 모이겠나"라고 반문했다.
좌 부회장은 단순 비판을 넘어 민초 회원들끼리 모여서라도 궁여지책의 좋은 아이디어를 모아 대안을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다만 민초 의사들의 모임을 놓고 차기 의협회장 선거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시선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특정 인사를 지지하거나 추대하기 위한 성격의 조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옹립하기 위해서 모이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현재 의료계 문제점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목표가 뚜렷하다. 정치적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자칫 모임의 순수성을 잃을 수 있어 특히 경계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사라면 누구라도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