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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현지조사센터 어떤 역할하나…개원의 SOS 즉시 해결

박양명
발행날짜: 2020-11-11 05:45:56

변형규 이사, 심평원에 신규 개원의 청구 컨설팅 사업 제안
"현지조사, 급여 환수가 아니라 계도 목적으로 접근해야"

비뇨의학과 개원의 자살 사건으로 촉발된 무차별적 현지조사 및 현지확인에 대응하기 위해 대한의사협회가 설치한 현지조사대응센터.

2017년 3월 개소 후 3년하고도 7개월이 더 지난 현재, 현지조사대응센터는 위기에 처한 개원의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대응 팁을 알려주는 통로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의협에 따르면 2018년 4월부터 현재 현지조사대응센터로 들어온 현지조사 및 현지확인 관련 민원은 약 600여건으로 이중 90곳에 대해 직원 또는 보험이사가 현장지원을 나갔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현지조사 자체가 이뤄지지 않아 10월까지 120건의 민원이 들어왔다. 지난 한 달만 놓고 보면 민원은 총 33건이다. 이 중 현지조사 관련 민원은 7건, 현지확인 민원 9건 등이다.

지난해 5월부터 현지조사대응센터 운영을 총괄한 변형규 보험이사는 이 중 7개의 의료기관을 직접 찾아 민원 상담을 진행했다. 지역도 서울부터 경기도, 인천, 대구, 경상북도 구미 등 전국구다.

구체적으로 보면 봉합사 구입내역과 사용내역에 차이가 있어 서면 현지조사 대상이 된 서울 A외과에 대해서는 사전 수술기록지를 작성할 때도 추후 실사용량으로 수정, 청구하도록 안내했다.

영상투시장치 시암(C-arm)을 쓰지 않고 접구개신경절차단술을 실시, 급여를 청구한 이비인후과 개원가는 최근 현지조사 타깃이 되고 있는 상황.

변 보험이사는 현행 기준이 C-arm을 이용했을 때만 급여 청구가 가능토록 안내하고 추후 급여기준 개선 검토 예정임을 현장지원 대상 의원에 안내했다.

그는 "거짓청구와 착오청구는 구분이 필요하다"라며 "착오청구는 적극적으로 소명할 필요가 있다. 심평원이 현지조사 통보를 하기 전 착오청구를 하고 있다고 미리 알려줬으면 수정이 이뤄졌을 텐데 아무 말도 없다가 수년치의 급여를 환수 통보하는 일이 의외로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접구개신경차단술도 C-arm이 없는 의료기관이 급여를 청구했는데 지급이 됐다. 그러면서 이비인후과 의원들이 급여 청구를 해도 된다고 착각하게 됐다"라며 "처음부터 C-arm이 없는 기관은 청구를 반송하거나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전산으로 급여 청구를 막는 게 기술적으로 가능함에도 심평원이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의료기관들이 현지조사 대상이 되는 악결과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심평원이 올해부터 이 부분을 본격적으로 문제 삼기 시작했다는 게 변 보험이사의 지적이다.

변 이사는 "좋게 좋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급여를 환수하겠다는 식으로 나오는 게 안타깝다"라며 "현지조사는 계도의 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 보험이사는 현지조사 관련 민원을 접하면서 급여 청구 관련 컨설팅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다 새로운 사업을 제안했다.

신규 개원 의원을 대상으로 개원 3개월 후쯤 급여 청구 컨설팅을 하자는 것.

의협은 심평원으로부터 신규 개원 병의원 전화번호와 주소만 들어있는 명단을 받고 급여청구 컨설팅 참여 여부를 확인하고 수락한 의료기관에 의협과 심평원 직원이 함께 나가서 컨설팅을 하는 방식이다.

변 이사는 "신규 개원의를 대상으로 청구프로그램을 함께 들여다보면서 급여 청구와 관련한 내용을 직접 컨설팅하면 착오청구로 몇 년 후 환수 위기에 처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본원에서 힘들다면 지원에서라도 시범사업 형태로라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지조사 및 현지확인 민원에 대한 현장지원은 의협 회비 납부로도 이어지는 일석이조 효과를 보이고 있다. 실제 현장지원을 받은 개원의는 2~3년치 회비를 한 번에 냈다. 구의사회와 시의사회 회비는 내고 의협 회비를 내지 않던 회원도 회비를 선뜻 납부했다.

변 이사는 "회비 납부 문제는 2차적인 것이고 현장지원을 적극적으로 나가는 가장 큰 이유는 현지조사가 가져다주는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함"이라며 "현지조사를 받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의사는 불안감이 너무 크다. 직접 만나면 목소리는 물론 손까지 떨면서 불안감을 호소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직접 만나 대화를 하고 일이 마무리되면 제일 많이 듣는 소리가 불안감이 해소됐다는 것"이라며 "막상 민원 내용을 들어보면 충분히 해결 가능한 경우가 많다. 불안해할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